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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사 이목원 Jun 19. 2021

[건강식품] 고구마와 감자 이야기 들어 보실래요

[건강식품] 고구마와 감자 이야기 들어 보실래요


“사장님 감자 맛있는 거 어디 있어요? 이거 가지고 가이소. 모래밭에서 재배한 감자인데 아주 맛있습니다. 얼마죠? 만 오천 원입니다.”

지난주 대구 칠성시장에서 감자 10kg 한 박스를 샀다. 요즘은 감자가 제철이다. 노지에서 감자를 수확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감자는 나의 아침 주식 중 하나다. 주로 아침에는 감자, 사과, 삶은 계란을 먹는다. 

매일 새벽 4시 기상하여 명상 후 제일 먼저 하는 일이 피감자 2개를 삶는 일이다. 일단 물로 헹구어 흙만 제거하고 냄비에 약 50분 동안 찐다. 물을 붓고 삶는 것보다 찌는 것이 훨씬 깔끔하다. 감자를 찌는 시간이 블로그 글 쓰는 시간이다. 이렇게 50분 동안 찌면 아무리 큰 감자도 푹 익는다. 감자는 뜨거울 때 먹으면 재 맛이다. 칼로 반 등분한 다음 소금을 뿌려 먹으면 더욱 맛이 있다. 


아침 주식이 계절마다 조금씩 다르다. 가을부터 겨울철까지는 고구마를 먹고, 봄부터 가을까지는 감자를 먹는 편이다. 고구마는 주말농장에서 가을에 직접 수확한다. 고구마와 감자는 아침 주 식사로 자리를 차지한 지 오래되었다. 

감자는 소금만 뿌려 먹으면 되지만 고구마는 김치 또는 사과와 먹어야 목으로 잘 넘어간다. 

고구마 감자는 재배하면서 농약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 둘 다 건강식품이다. 자연에서 그대로 온 음식이기 때문이다. 몸에 좋은 음식은 입이 아니라 장기류가 좋아해야 한다. 두 가지 식품은 입맛도 충족하고 장기류도 좋아하는 음식이다.

고구마는 소화가 서서히 됨으로 포만감이 오래 지속된다. 끈기가 있다. 감자는 먹을 때는 배가 부르지만 얼마 지나지 않으면 배가 쉽게 꺼진다. 끈기는 약하다. 감자는 알칼리성 식품이다. 책을 통해 내가 습득한 정보는 몸에 좋은 음식은 뿌리 식품에 많이 있다는 것이다. 연근, 마, 도라지, 더덕, 무, 비트, 고구마, 감자 등 자연 그대로에서 온 식품은 몸을 건강하게 해 준다. 평소 가공되지 않는 자연 위주로의 식품을 먹는 편이다.

감자는 나에게 추억이 서려있다. 과거에 감자는 가난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곡식이다. 쌀은 부자, 감자는 가난이란 등식처럼 감자는 춥고 배고픔과 연결된다.


부모님은 감자 농사를 오랫동안 지으셨다. 어린 시절 감자는 밥 대신 주식으로 할 만큼 중요한 곡식 중 하나였다. 봄이 되기 전 어머니는 좋은 씨감자를 시장에서 구매하여 씨감자 한 개를 칼로 3~4 등분해서 자른다. 조각된 감자는 재와 섞어서 밭에 심었다. 어머니가 씨 감자를 준비하는 장면을 많이 봤다. 감자는 특별히 농약을 치고 하는 식물이 아니다. 풀만 제거하고 거름만 풍부하게 주면 자란다. 매년 6월이면 감자를 수확하는 시기다. 고구마에 비해 수확도 편하다. 호미로 조금만 흙을 파면 술술 잘 나온다.

감자를 수확하면 빛이 들지 않는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햇볕이 들면 색깔이 바래 맛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감자를 수확하면 주로 마구간 위에 햇볕이 들지 않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을 했다. 어린 시절 먹을 것이 크게 없다 보니 감자가 밥 대용을 먹는 날도 많았다. 감자가 어느 정도 익으면 밀가루와 함께 반죽하고 사카린을 넣어 가마솥에 푹 삶아서 먹었던 기억이 난다. 감자 분이 엄청 많이 났다.

또 하나의 기억은 여름방학 무렵 개울가에 친구들과 멱을 감으러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감자를 삶아 먹기도 했다. 방법은 간단하다. 작은 돌을 모아 에스키모 집 모양으로 만든다. 그리고 불을 지펴 돌을 아주 뜨겁게 달군다. 뜨겁게 달궈진 돌 사이에 감자를 넣고 주변 흙으로 돌을 완전히 덮어서 밀폐시켰다가 30분 정도 지나면 감자가 푹 익는다. 뜨거워진 돌에 열기와 수증기가 감자를 익게 해주는 방식이다. 이렇게 해 먹는 감자 맛은 일품이었다.


여름철 수확 후 가을철까지 먹다 보면 보관된 감자 중 썩은 감자가 나온다. 이러한 감자도 걱정할 것이 없다. 단지나, 큰 다랑이에 물을 붓고 오랫동안 두면 감자 전분만 분리된다. 어머니는 썩은 감자를 이용해서 감자떡을 만들어 주셨다. 시커먼 색깔의 감자떡이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살아생전 어머니는 감자를 참 좋아하셨다. 먹을 것이 풍부해진 이후에도 어머니는 가끔 감자를 주식으로 드셨다. 어머니를 닮아서 그런지 나도 감자를 참 좋아한다. 감자가 떨어지기 전 시장에서 감자를 구입한다. 요즘은 하우스 감자가 재배되어 1년 내내 감자 맛을 볼 수 있다. 아무래도 6월에 수학 되는 감자가 재철 감자라 최고로 맛있는 것 같다. 감자는 나의 건강을 유지해 주는 제일 중요한 음식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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