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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도 쓰는 트레이너 Feb 22. 2020

새로운 감염증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또 한 가지 자세

"체온이 1도 올라가면 면역력이 5배 높아진다"

 코로나 19가 발생한 후 헬스장이 텅텅 비었다. 하루에 3번씩 소독을 하고, 수시로 기구를 닦고, 출입 전 혈압과 체온을 체크하고 있다고 알려도 회원들의 불안감을 쉽게 꺾진 못했나 보다. 한해 중 가장 북적여야 할 1~2월의 헬스장이 연말보다도 한산하다. 살면서 기억에 남는 전염병이 몇 개 있는데, 그중 메르스와 코로나 19는 내가 트레이너로 일할 때 발생했다. 메르스 때도 이렇지는 않았었는데, 유난히 코로나 19는 회원들의 거부반응이 강한 것 같다. 휴회 신청을 하는 사람도 많고, 헬스장에 입장하더라도 마스크는 운동 복장의 일부가 되었다. 운동화는 스니커즈일지언정 마스크는 kf시리즈다. 잠복기가 길어서 사람들도 모르게 빠른 속도로 퍼지고, 아직 백신이 유통되지 않고 있어서 열이 나면 해열제, 감염에 쓰는 항생제로 치료하는 것이 전부라고 한다. 그래서 더욱 공포로 다가오는 것 같다.     


 국립중앙의료원의 신영식 센터장은 “치료제가 없는데 어떻게 좋아지냐고 하면 자연적으로 치료된 것”이라고 말했다. 자연적으로 치료된다는 말은 결국 ‘면역력’과 관련 있다. 센터장의 말대로라면, 면역력을 기르는 것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을 자주 씻는 것 외에도 코로나 19를 예방하는 하나의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한다.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체온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의학자 비에르는 “우리 몸의 발열 현상은 감염증을 치료하는 원동력”이라고도 했으며, ‘내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가 나를 살린다’의 저자이자 의학박사인 이시하라 유미는 “체온이 1도 올라가면 면역력이 5배 높아진다”라고 말했다.     




 체온을 올리는 것이 면역력 강화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면 나는 ‘근력운동’을 권하고 싶다. 근력운동이 면역력을 올리는 데 직접적 영향을 끼치진 않지만, 체온을 올리는 데만큼은 효과적이다. 근력운동을 하면 근육은 직접적 자극을 받고, 회복하고, 더 강해지는 과정을 거치면서 근육이 계속 떨리고, 그 떨림으로 인해 열이 난다. 게다가 근력운동을 마친 후 최대 72시간까지, 우리가 숨만 쉬어도 체온보다 높은 열을 내뿜는다. 운동 종료 후 30분에서 1시간 이내에 정상 체온으로 돌아오는 유산소 운동과 비교하면 독보적인 효율성이다. 한 번의 운동만으로도 체온을 웃도는 체온으로 일정 기간 유지시켜주는 근력운동을 한다면 틀림없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생각해보면 근력운동을 한 후 감기에 걸리는 일은 드물었다. 특히 트레이너가 되고 나서부터는 감기 기운이 있다가도 사라졌다. 나는 감기가 주로 목으로 오는데, 목이 칼칼하면서 몸이 무거워지면 억지로라도 운동을 하고 푹 자 버렸다. 일반적인 생각으론 피곤해서 면역이 떨어지고 감기에 걸렸을 텐데 운동까지 하면 더 심해지는 것 아닌가 하고 걱정하겠지만, 체온과 연결 지으면 확실히 운동 덕을 본 것 같다. 물론 몸살 기운, 오한, 어지럼증은 없는 가벼운 증상일 때만 해당한다.     


 근력운동이라 해서 무조건 무거운 무게를 들고, 낑낑댈 생각에 겁먹을 필요 없다. 체온을 효과적으로 올려서 면역력이 강해지려면 저-중강도의 운동을 오랫동안 해주는 것이 좋다. 여기서 저-중강도는 운동이 끝난 직후 숨이 약간 차지만, 타인과의 대화는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정도라 생각하면 된다. 시간도 ‘오랫동안’이라 표현했지만 30분 내외면 충분하다. 헬스장이 아무리 소독을 잘해도 감염증이 돌 때는 어디 나가기조차 겁난다. 이럴 때는 홈트(홈 트레이닝)를 활용하면 좋다.     


 동작 간 쉬는 시간을 거의 주지 않고 (10초~20초) 묶어서 운동하는 방법이 있다. ‘점핑 잭(팔 벌려 뛰기) 1분 – 버피 테스트 1분 - 스쾃 1분 – 윗몸일으키기 1분 – 마운틴 클라이머(푸시-업 시작 자세를 유지하고 무릎을 번갈아 가며 가슴 쪽으로 당기는 동작) 1분’, 총 5분을 2번 하는 것을 한 세트로 해서 하루에 3번 나누어하는 것이다. 총량을 30분으로 정하고 나누는 방법은 각자의 스케줄에 맞추면 된다. 물론 한 번에 30분을 몰아도 괜찮다. 구성 동작은 좋아하는 동작이 있다면 대체해도 되지만, 짧은 시간 효율성을 더 높일 수 있게 되도록 ‘전신운동’이라 불리는 동작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각 잡고 운동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사람은 계단 3~5개 층 정도를 오르는 것도 추천한다. 무릎이 건강하다는 전제하에 뒤꿈치를 든 채로 오르거나, 계단을 뒤꿈치부터 꾹꾹 밟되 2칸씩 오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단, 달리기나 수영, 자전거는 주의해야 한다. 땀이 많이 나는 운동은, 운동 전후의 체온이 급격하게 변하기 때문에, 되려 감기나 기타 감염증에 걸리기 쉽다. 우리 몸은 급격한 체온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으로 감염증이 돌 때는 실외 운동보다 실내 운동이 여러모로 낫다.     


 신종 코로나가 완전히 지나가기까지 몸 사리며 기다리기보다는 근육에 열을 내서 효율적으로 면역력을 올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명의는 치료보다 예방에 힘쓴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모두가 손도 깨끗이 씻고, 마스크도 쓰고, 근력운동도 해서 신종 코로나 따위 완벽하게 막아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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