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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도 쓰는 보디빌더 Nov 12. 2019

술과 다이어트의 상관관계

술을 즐기면서 다이어트 성공하는 법

 지난 주말에 술을 왕창 마셨다. 올해 들어서 술을 많이 줄였는데 최근 갑자기 만나야 할 사람들이 많아졌다. 식사 약속으로 잡기도 했지만, 저녁 약속엔 어쩔 수 없었다. 원래는 애주가지만 술을 안 먹어 버릇하니 주량은 줄었고, 연달아 마시니 숙취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대학교 신입생 시절 처음 술을 배웠다. 10대 때, 수학여행이나 학교 수련회에 갈 때면 친구들은 어른들 몰래 술을 가져와 권했지만 나는 일절 입에 대지 않았었다. 그러다 20대가 되자마자 나는 술을 배웠다. 스무 살 때는 365일 중 360일을 마셨다. 하지만 술에 대한 애착은 얼마 가지 못했다.


 운동을 업으로 하기 시작하면서 세상에 술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살았었다. 술은 몸 만드는 데 백해무익하다. 영양가는 없고 열량만 있다. 술을 마시고 운동하는 것은 자의든 타의든 가능하지 않다. 그 열량은 고스란히 지방이 된다. 게다가 우리는 대부분 밤에 술을 마시는데 그 큰 열량을 소화하고 수면에 든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둘째로 알코올을 우리 몸에서 분해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수분이 필요하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말하길, 술을 마시려면 1:1 비율로 물을 마시라고 하는 것이다. 셋째로 간은 알코올을 독소로 간주하고 가장 최우선으로 없애려 한다. 즉, 술을 마신다는 것은 간에 엄청난 야근을 시키는 셈이다. 간은 하다, 하다 도저히 안 되면 파견근무를 요청한다. 그때 동원되는 기관이 근육이다. 근육은 많은 수분과 단백질을 담고 있는 그릇이기 때문에 간에는 아주 적절한 도우미가 된다. 가지고 있던 단백질과 수분을 마구 퍼준다. 이런 내막은 잘 모르고 과음한 다음 날 우리는 다른 때 보다 홀쭉해졌다고 착각한다. 무엇보다 술이 운동에 나쁜 가장 큰 이유는 근육이 자라는 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술은 근육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 5년 정도 술을 거의 마시지 않다가 몸이 적정선을 찾으면서 다시 술을 마셨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고 회식의 재미를 알아버렸다. 당시 우리 팀은 사이좋기로 소문났었는데, 팀장님의 철학이 팀원의 화합은 회식에서 나온다며 거의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회식을 했다. 보통 회원들은 트레이너들이 닭 가슴살이나 고구마만 먹고 술은 안 먹는 줄 알지만 재미있는 것은, 트레이너 중 말술이 아닌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기본적으로 근육량이 많으면 단백질과 수분이 몸에 충분히 확보되어 있고, 지방이 잘 쌓이지 않는 시스템으로 몸이 세팅되어 있다. 그리고 평소에는 간이 좋아할 만한 생활을 한다. 똑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고, 먹고, 운동한다. 개인에 따라 섭취하는 단백질량이 너무 많은 경우에는 신장에 무리가 갈까 봐 간 보호제도 먹어준다. 체력도 좋아서 잘 취하지도 않고 회복도 빠르다. 단지 안 먹으려 노력하는 것뿐이다.    

 

 보통의 직장인들은 회식 때문에 술을 안 마실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다이어트가 안 된다며 울상을 짓는다. 맞다. 술은 다이어트의 독이다. 아주 지독한 독이다. 하지만 나는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한다. “회원님, 회식 때문에 다이어트가 안 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매일 먹는걸요?” 자랑도 아닌데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나를 보면 그 회원은 백 퍼센트 ‘빵’하고 터진다.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것이 술은 다이어트와 같다. 평생 ‘자제’ 하는 것이다. 몸을 만들고 싶은 사람은 술을 멀리해야겠지만 평생 그러리라 결심하지 말길 바란다. 사회생활을 하는 이상, 특히 한국의 직장문화에서 술은 뺄 수 없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냉정하게 말하자면, 술을 마셔서 몸이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다. 사실 현대인들의 다이어트에는 당장에 술을 끊는 것보다 술자리에서의 안주와 평소의 간식, 당류를 줄이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술을 마시되 다음날 숙취가 없는 선에서 마시고, 다음 날 충분한 수분섭취와 가벼운 활동이 중요하다. 식단이 흐트러지고 술을 마셔도 우리 몸은 이틀이라는 ‘집행유예’ 기간을 준다. 그러니 연달아 마시지 말고, 마신 뒤 이틀 정도는 식단을 조금 더 신경 쓰면서 가벼운 운동으로 독소를 빨리 분해, 배출해 주길 당부한다. 따끈한 국물에 소주 한 잔 생각나는 계절이 돌아왔고, 곧 연말도 다가온다. 우리도 야근이 싫으니 간도 야근시키지 말고, 근육이 파견근무를 하는 일은 더더욱 만들면 안 된다. 적절한 술의 양, 많은 수분섭취, 가벼운 운동으로 건강한 술자리, 실패하지 않는 다이어트를 이어가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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