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은 회식을 참 많이 한다. 회식이라고 부르기 애매한 작은 모임까지 합한다면 거의 매일 무언가를 먹으며 얘기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나는 회식 자리에 되도록 이면 빠지지 않고 참여하려고 하는 편이다. 이유는 두 가지인데, 우선 여기서 나누는 이야기가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고, 나 몰래 쌓인 스트레스나 피로가 풀리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회식에서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모두가 같은 공간에서 근무를 하다 보니 학교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대세를 이룬다. 선생님들은 저마다 자기 반에서 있었던 이야기들, 일을 처리하면서 있었던 이야기 등 학교 이야기들을 나누곤 한다. 학교에서 벗어나서 또다시 학교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지겹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학교의 이야기를 온전히 이해하고 공감해 줄 수 있는 사람들과의 대화라는 점에서 이러한 대화가 반갑기도 하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너도나도 서로 말하고 싶어서 분위기가 금세 화기애애 해진다.
이러한 자리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대체로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나는 나이도 어린 편이고, 경력도 얼마 없는 편에 속하기 때문에 회식 자리를 함께 하는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선배들이다. 대화를 주고받다 보면 선배 교사들은 대부분 경험에서 나오는 좋은 이야기들을 통해 도움을 주곤 한다. 하지만 그렇게 전해주는 노하우나 사례들 보다도 더욱 마음을 울리는 도움이 있다. 내가 학교 생활을 하면서 힘들어하는 일들, 걱정스러운 상황들을 이해하고는 이겨낼 수 있도록 다독여주거나 응원해주는 경우다. 깊은 공감을 받는다는 느낌을 통해 진심 어린 감동을 받는 경우가 참 많다. 그런 점에서 나는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회식은 스트레스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된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끼리 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부연설명도, 가감도 없다.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고 털어내고 그만이다. 일 하면서 받았던 스트레스나 답답함도 바로 해소가 된다. 만약 이런 과정이 없다면 오랜 시간을 이어나가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사실 회식을 하고 나면 몸이 힘들긴 하다. 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이어나가기 때문이고, 술을 한 잔 두 잔 곁들이기 때문이다. 나는 대학교 때 술을 그리 잘 마시는 편은 아니었다. 교사가 되어 회식에 몇 차례 참석했다고 주량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한 가지 늘어난 것이 있다. 바로 다음 날 멀쩡하게 지내는 능력인 것 같다. 정해진 시간에 시작하는 학교 생활에 적응이 되어서인지 출근하고 아이들과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즐겁게 생활하는 데에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 나도 너무나 신기하다.
나는 정말로 교사가 되었나 보다. 그것도 학교에 적응을 완료한 교사가 된 것 같다. 회식을 하면서도 학교 이야기로 스트레스를 풀고, 술을 한 잔 먹으면서도 학교 이야기를 안주 삼는다. 늦은 시간 집에 들어와 잠을 자고도 매일 출근을 위해 맞추어 둔 알람 시간이 되면 저절로 눈이 떠진다. 학교에 도착하는 시간에 맞추어 컨디션은 알맞게 회복이 된다. 나는 이러한 회식을 종종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선생님으로 생활하고 살아가는 데 만족하게 된 것 같다. 익숙하면서도 만족스러운, 또 행복하게 지내는 지금 생활이 너무 행복하다. 학교를 옮기고 새로운 환경에 녹아들어 가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내 바람은 이런 학교 분위기를 오래 마주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