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 힘들면
가끔 고개를 들어 새하얀 뭉개구름을 멍하니 보다
저 너머엔 뭐가 있을까, 궁금해하곤 한다.
제크의 콩나무라도 타고 어찌저찌 힘겹게 구름 위에 올라서면
구름 위에 앉은 작은 소년이 풀피리를 불고 있다던지
입 안에 필라델피아 치즈를 잔뜩 우겨 넣은 식탐 많은 천사가 방가를 날리고
방아 찧기에 질린 옥토끼가 지상으로 토끼던 중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가
갑자기 등장한 이방인에 "엇!" 하며 놀란다던지
어릴적 사라진 내 로봇 장난감이나 버스에 놓고 내린 신발 주머니 같은 것들이 잔뜩 쌓여있거나
자신의 제삿날을 기다리며 대기를 타는 수많은 영혼들이 수다를 나누는
그런 모습들이 떠오르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제크가 아니니 당연히 콩나무 따위는 없다.
사다 놓은 콩나물도 없다.
그러니 우주 정거장의 우주인은 좋겠다.
세상 편하게 둥둥 떠서 작은 창 밖으로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으니.
혹시라도 우주식까지 맛나면 정말 개꿀.
"이야~ 저 옥토끼 팔뚝 좀 봐라~"
"저, 저기 하얀 저고리 할머니.. 우리 할머니 같은데? 창문 좀 열어봐 이거..."
아무튼
구름 위가 궁금한 나는 우주인도 아니고 제크는 더더욱 아니며
냉장고에 콩나물도 없는 사람이다.
뭐 자랑은 아니고 그저,
조금 아쉬운 마음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