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자고 나니 딸아이가 성인이 되었다.
새해라고 어른이 되어버린 것이다.
아니,
남의 아이를 성인으로 만들거면
적어도 아빠인 나한텐 물어봤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나 역시 소박한 반항 한번 못하고 고스란히 한 살을 받아 든 처지야.
마치 산타처럼
밤 사이 몰래 찾아와 한 살씩을 던져놓고 도망간 것이다.
그게 누군지 몰라도 내가 너 꼭 잡는다 진짜.
아무튼
그러한 사정으로 이제 집에 어른만 셋이 되었다.
이제 우리 집엔 아이가 없어.
지금껏 항상 어른 둘에 아이 하나였는데.
"몇 분 이세요?"
"어른 둘~ 아이 하나요~"
...였는데
오늘부터는 어른만 셋이야.
벌써 그립다.
성인이 되었다고 새해 벽두부터 술을 마시고 들어왔어.
톡 쏘는 목 넘김이 싫다며 탄산음료도 안 마시던 녀석이
성인이 되었다며 술에 취해 들어온거야.
그리곤
소주도 먹고 맥주도 먹고 하이볼까지 먹었다며 벌건 얼굴로 자랑을 한다.
그게...
그게 새해 아침부터 부모한테 자랑할 꺼리냐.
술이 섞인 저런 당당함이라니
어이가 없네.
새해 첫 날부터 아이는 술을 마시고
새해 첫 날부터 나는 어이가 없고
뭔가 기분이 이상해.
가슴이
벅차 오르면서 아프고
기쁘면서 슬프고
대견하면서 걱정돼.
한마디로
애매해
오늘의 결론
새해부터
아이는 숙취에 여태 자고 있고
나는
뭐가 뭔지 모르겠다.
오십년을 넘게 살았는데
매번 모르겠어.
바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