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4. 마지막 해, 남은 열정까지 더하기
유학하는 동안 트렌드 관련 분야에서 경험을 쌓고 싶다는 생각을 줄곧 가지고 있었다. 마침 노팅엄에 있는 트렌드 정보 회사인 더 트렌드 부티크 (The Trend Boutique)에서 인턴을 구한다는 걸 알게 되었고 이력서와 커버레터, 포트폴리오를 회사에 보냈다. 디렉터와 인터뷰를 하고 난 후 오퍼를 받았고 트렌드 에디터 및 마케팅 어시스턴트로 인턴십을 시작하게 되었다.
6개월 동안 인턴십을 하면서 트렌드 리서치와 영문 기사 작성,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 회사를 홍보하는 일을 맡았다. 패션, 텍스타일, 제품, 인테리어 및 건축 디자인 트렌드를 소개하는 기사를 막상 영어로 쓰려고 하니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건축과 관련된 기술적인 용어들은 한국어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았기에 짧은 기사를 쓰는데 하루가 꼬박 걸렸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한 달 정도 지나자 처음보다 기사를 작성하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고 업무 처리에도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사실 학기 중에 인턴십을 한다는 건 육체적으로 많이 피곤한 일이었다. 특히 졸업 프로젝트를 병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쏜살같이 지나갔다. 몸은 힘들었지만 내가 작성한 기사와 마케팅 결과물을 볼 때마다 진심으로 뿌듯했고 즐거움을 느꼈다. 졸업 프로젝트를 하면서 디렉터인 샐리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녀는 프로젝트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내가 트렌드와 관련된 질문을 할 때마다 자신이 가진 다양한 자료를 보여주며 정성껏 대답해주었다.
6개월간의 인턴십이 끝난 후 스페인에 있는 동안 샐리에게서 이메일을 받았다. 비주얼을 보는 훌륭한 시각을 지녔고 열심히 일했던 인턴으로 기억하고 있다는 말과 함께 런던에서 대학원에 다니는 동안 파트타임 트렌드 에디터로 일해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이 제안은 아쉽게도 개인적인 사정으로 실현되지 않았지만,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해주는 표현인 거 같아 고마운 기억으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