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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직업, 남아 있는 배움

평생학습의 새로운 필요성

by SWEL

과거의 장인들은 평생을 한 분야에 바치며 “죽을 때까지 배우는 태도”를 삶의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대장간에서 쇳물을 다루던 장인은 나이가 들어서도 새로운 도구와 방식을 시도했고, 도예가는 수천 번의 실패 끝에 더 단단한 흙과 더 깊은 색을 찾아냈습니다.


그들에게 배움은 생존의 기술이자 삶의 의미였습니다. 완성은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지평선 같았고, 그렇기에 배움은 끝이 없는 여정이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직면한 현실은 다르지만, 그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며 직업의 안정성이 빠르게 줄어드는 시대, 우리는 더 이상 한 직장, 한 직업만으로 평생을 책임질 수 없습니다.


자동화는 반복 업무를 대신하고, 인공지능은 보고서를 작성하며, 심지어 사람의 감정을 어루만지는 상담 영역까지 서서히 잠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라지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배우고 성장하는 인간의 힘입니다. 직업은 사라질 수 있어도, 배움을 통해 축적한 지식과 경험은 여전히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평생학습이 절실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오늘의 일이 내일 존재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배움은 단순히 생존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불확실한 시대 속에서 기회를 발견하고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가장 확실한 전략입니다. 배우는 사람은 위기를 두려움으로만 보지 않고, 가능성의 문으로 바라봅니다.




그렇다면 현대의 평생학습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첫째는 자기 주도적 학습입니다. 더 이상 학교나 회사가 모든 답을 주지 않습니다. 우리는 온라인 강의, 전문 커뮤니티, 작은 프로젝트를 통해 필요한 지식을 스스로 선택하고 배우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데이터 분석, AI 활용, 디지털 협업 도구와 같은 역량은 이제 특정 직종에 국한되지 않고 거의 모든 직업군에서 기본기처럼 요구되고 있습니다.


둘째는 학습과 실무를 분리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과거 장인이 새로운 기술을 곧장 도구에 적용해 보며 익혔듯, 현대의 학습도 실제 문제 해결 속에서 의미를 얻습니다. 배운 내용을 일상 업무에 시험해 보고, 작은 결과를 쌓아가며 경험으로 체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지식이 머릿속에만 머무르면 힘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현실에 적용된 지식은 곧 새로운 기회가 됩니다.


셋째는 사람과 연결된 학습입니다. 혼자 책상 앞에만 앉아서는 배움이 쉽게 한계에 부딪힙니다. 멘토를 만나고, 동료와 경험을 공유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다양한 시각을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인들이 제자와 함께 기술을 이어가며 새로운 길을 찾았듯, 현대의 학습도 관계와 협력 속에서 더 깊어집니다.




평생학습은 단순히 기술을 쌓는 과정이 아닙니다. 그것은 나의 경쟁력을 다시 정의하는 길입니다. 자동화가 업무 일부를 대체하더라도 인간만이 가진 문제 정의 능력, 창의적 판단, 협업과 공감의 역량은 여전히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가집니다. 학습은 이 영역을 강화하고 확장하는 도구가 됩니다.


또한 평생학습은 불확실한 시대 속에서 자신감을 지켜주는 힘입니다. 직업의 안전망이 사라져도, 배움을 통해 얻은 역량은 언제든지 나를 다른 길로 이끌어줄 수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전혀 다른 분야에 도전하며, 작은 배움에서 성취감을 느끼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기회를 발견합니다.


결국 직업은 사라질 수 있어도 배움은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배우고, 적용하고, 성장하는 사람만이 변화 속에서 길을 잃지 않습니다. 평생학습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자, 나를 확장하는 가장 감동적인 여정입니다. 오늘의 작은 배움이 내일의 가능성을 만들고, 그 가능성이 다시 새로운 길을 엽니다.


과거 장인들이 평생을 바쳐 배우며 삶을 완성해 갔듯, 우리 또한 배움을 멈추지 않을 때 비로소 자신만의 작품 같은 삶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평생학습은 직업의 불안정성을 넘어, 삶 자체를 풍요롭게 하는 가장 오래된 지혜이자 가장 새로운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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