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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 May 27. 2021

네이버가 이베이를 다시 찾은 까닭

정상을 향한 네이버의 질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아래 글은 2021년 05월 26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시려면 옆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뉴스레터 보러 가기]




정상을 향한 네이버의 질주  

 지난 20일 커머스 시장에는 또다시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이커머스 1위 플랫폼 네이버가 이베이 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할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피를 섞은 혈맹 신세계-이마트와 손을 잡고 말입니다. 거래액 기준으로 업계 1위인 네이버가 3위인 이베이를, 5위인 신세계와 함께 인수한다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커머스 공룡기업이 탄생하게 되는 셈입니다.


 이러한 소식에 사람들이 더욱 놀란 이유는 그동안 네이버는 이베이 인수와 일정한 거리를 두어왔기 때문입니다. 일찌감치 네이버와 쿠팡은 인수전에서 철수한 상황이었고요. 다크호스로 취급받던 카카오마저 손을 떼면서, 이베이 인수전은 솔직히 조금 김이 식은 감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예비 입찰에 참여했던 롯데나 11번가는 최근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난 상황이었으니 말입니다. 또한 그나마 선방하고 있다고 평가받던 신세계도, 입찰에는 참여했지만, 근래 SK 와이번스나 W컨셉 등을 인수했기에 아무래도 여력이 없을 것 같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고요. 따라서 누가 인수하든, 현재의 경쟁구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등장하지는 못할 거라는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네이버가 다시금 등판하면서 상황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베이 인수전은 다시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되었고요. 만약 실제로 네이버가 신세계와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면, 단숨에 유력한 인수후보로 올라설 전망입니다. 그렇다면 대체 왜 네이버는 맘을 바꿔 먹고 이베이 인수를 저울질하기 시작한 걸까요? 


빅3 쏠림 현상이 심해지는 가운데, 그중에서도 쿠팡이 특히 폭발적으로 성장 중입니다 (출처: 비즈니스워치)


액셀을 밟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올해 들어, 이커머스 시장은 상위 빅3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쿠팡이 올해 1분기에 매출이 무려 74% 성장하였고요. 네이버는 40%, 이베이는 25%나 성장하였습니다. 하지만 11번가는 고작 1.5% 성장에 그쳤고, 심지어 롯데온은 42%나 오히려 매출이 줄었습니다. SSG는 그나마 성장했지만 9.8%로 폭이 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숫자를 보면, 빅3 중에서도 유독 쿠팡의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게 보이지 않으시나요? 네이버보다 거의 2배 가까이 더 빠르게 성장 중이니 말입니다. 특히 네이버의 실적을 조금 더 자세히 파 해쳐 보면 네이버가 품고 있는 고민이 보입니다. 올해 1분기 네이버 커머스 실적을 리딩한 건 스마트스토어로 전년 대비 53%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70%나 성장했던 작년에 비하면 조금 아쉬운 실적입니다. 또한 여전히 스마트스토어를 제외한 나머지 영역에서 성장은 훨씬 더디고요.


 네이버 쇼핑 거래액의 두 축은 스마트스토어와 쇼핑검색입니다. 하지만 네이버 쇼핑검색의 영향력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고, 스마트스토어 셀러 증가율도 둔화되면서 고민이 많아진 걸로 보입니다. 이베이 코리아가 가진 셀러들을 확보한다면, 쿠팡의 거센 충격을 물리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더욱이 이베이는 쿠팡만큼은 아니더라도 스마일 배송 등 풀필먼트 역량도 가지고 있고, 스마일 클럽이라는 강력한 유료 멤버십도 가지고 있습니다. 쿠팡이 가진 강력한 두 무기, 로켓 배송과 로켓 와우를 견제하기엔 딱이지 않나요?


 지나친 과속은 해로울지도 몰라요 

 하지만 네이버가 쿠팡의 추격을 뿌리치고자, 너무 과속을 한다면, 예기치 않을 사고가 날지도 모릅니다. 이베이를 인수하더라도 승자의 저주에 빠질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가격 자체가 부담입니다. 현재 이베이에 매겨진 가격표는 5조 원. 아무리 신세계와 같이 부담한다고 해도 만만치 않은 돈입니다. 또한 인수 후 교통정리도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G마켓, 옥션, G9 등 이베이가 가진 플랫폼만 해도 3개. 여기에 우군인 SSG까지 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솔직히 당장은 비효율로 인한 손실이 더 클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이버가 이베이 인수에 참여한다면, 그건 신세계가 부담을 덜어주기 때문일 겁니다. 그리고 그만큼 쿠팡의 기세가 무섭다는 뜻이기도 하겠지요. 이처럼 네이버의 이번 행보는 쿠팡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기사들이 네이버가 이베이를 인수한다면 쿠팡에 큰 위협이 될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진짜 위기감을 느끼는 건 롯데나 11번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베이 인수가 하나의 옵션인 네이버와 달리, 이들에게는 정말 다른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니 말입니다. 그래서 롯데의 경우, 이들을 의식하며 본입찰 전략 수립에 더욱 고심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베이 코리아 본입찰 일정은 6월 7일이라 하는데요. 과연 누가 이베이 코리아의 새로운 주인이 될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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