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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 Feb 09. 2022

아마존이 쿠팡에게 전합니다

쿠팡은 아마존의 교훈을 잘 물려받아, 반등할 수 있을까요?

아래 글은 2022년 02월 09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시려면 옆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뉴스레터 보러 가기]



아마존이 주는 시그널을 쿠팡은 과연 지혜롭게 읽어낼 수 있을까요? (출처: tvN / design by 슝슝)



아마존 호실적에 숨겨진 진실      

 지난 2월 4일 아마존의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무려 14% 이상 폭등했습니다. 전반적으로 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하는 가운데 나 홀로 강세를 보인 건데요. 그 배경에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있었습니다. 아마존의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순이익은 무려 143억 달러로 2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아마존의 깜짝 실적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사실 본업이라 할 수 있는 온라인 유통 부문은 모두 손실을 기록했다는 건데요. 유통 분야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보인 클라우드 사업과 특히 리비안의 상장으로 인한 투자 수익 덕분에 아마존은 실적을 반등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일시적인 이슈로 인해 실적이 잠시 좋아진 건데, 왜 아마존의 주가는 이렇게나 많이 상승한 것일까요? 온라인 쇼핑 수요 감소와 성장 둔화는 전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그래서 영업 손실과 한 자릿수의 성장률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월가는 아마존이 선방했다고 평가하는 것 같은데요. 그리고 이처럼 위기 속에서도 반전에 성공한 아마존의 행보는, 한국의 아마존이라 할 수 있는 쿠팡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



쿠팡에게는 매우 부정적인 시그널      

 쿠팡은 현재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정말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유료 멤버십 로켓와우의 가격을 인상하고 쿠팡이츠의 수수료 프로모션을 종료하였고요. 최근에는 쿠팡이츠 리워드 프로그램마저 중단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하지만 아마존의 최근 실적 추이를 보면, 쿠팡이 흑자 전환의 골든타임을 놓친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 정도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외형 성장과 더불어 아마존의 영업 이익률도 10% 내외까지 치솟아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의 성장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미 둔화되고 있고요. 여기에 더해 공급망 병목, 인력 부족 등 불확실성은 커져가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영업 이익 규모와 영업 이익률 둘 다 최근 줄어들고 있습니다 (출처: 꿈꾸는 섬)


 여기에 아마존이 내린 단기 처방은 크게 2가지였습니다. 우선 아마존 프라임 가격을 인상하였습니다. 배송비와 인건비 부담은 늘어나고, OTT 경쟁은 심화되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는데요. 이와 같이 늘어난 비용과 상쇄되는 부분도 있고, 기존 고객 이탈 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 아주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광고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는데요. 이번 실적 발표 때는 광고 사업 수익 부분이 처음으로 공개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이제 아마존은 구글과 페이스북에 이어 미국 3위 광고 플랫폼으로 완전히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광고 수익 비중은 전체 매출액의 7%에 불과하고요. 최근 광고 매출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완전한 해결책이 될 순 없습니다.


 더욱이 쿠팡은 이미 유료 멤버십 가격 인상을 선언한 것은 물론, 아마존 출신 임원을 영입하며 본격적인 광고 비즈니스 확장도 준비 중인 상황인데요. 앞서 아마존이 보여준 것처럼 이것 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큰 고민거리입니다.



새로운 한 방이 필요합니다!      

 물론 쿠팡은 아마존과 달리 유통 사업 만으로도 흑자 전환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파트와 같이 주거지역이 밀집해있다는 국내 특성상, 규모의 경제만 충분히 실현된다면 물류비용 효율화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무작정 매출액 규모가 커진다고 비용구조가 지속적으로 좋아지진 않을 겁니다. 다만 아마존은 AWS라는 화수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장의 출렁거림에도 충분히 대처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쿠팡에게는 AWS가 없습니다. 그래서 안정적인 흑자구조를 만들려면, 광고 비즈니스 이외에도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사업들을 늘려가야 합니다. 이미 준비 중이라고 알려진 택배 사업이 적절한 옵션 중 하나가 될 것 같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조금 더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쿠팡은 조 단위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이었던 상장 덕분에, 보유 현금 자체는 충분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리비안으로 대박을 내고, 펠로톤 인수도 검토 중인 아마존처럼, 쿠팡도 다른 스타트업이나 기업들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어떨까 싶은데요. 플랫폼 경쟁력 강화의 발판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대박이 난다면 단번에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과연 앞으로 쿠팡이 아마존이 준 교훈을 어떻게 적용해나갈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네요.




머스와 IT에 관한 트렌드를 기록하고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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