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질경이 Nov 16. 2022

세상에 하나뿐이라는 말에 가본 옥수수 궁전


끝도 없이 이어지는 옥수수 밭을지나 사우스 다코다에 들어섰다.

사우스 다코타에는  마운트 러쉬모어가 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다니다 보면 아주 좋은데 알려지지 않은 곳이 있고 유명한데 가보면 실망하는 경우가 있다.

위대한 얼굴들, 위대한 곳, 사우스 다코타.


안내소에 들어가 갈 만한 곳을 알아보았다.

고속도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아름다운 폭포가 있다고 했다. 

안내소 직원은 사진까지 보여 주며 친절하게 가는 길도 알려 주었다.

날도 덥고 잠시 쉬기도 좋을 것 같아 찾아 들어갔다.



슈 폭포(Sioux Fall)에서

한 남자가 물을 내려다보고 있다. 이 근처를 지날 때마다 느끼는 것은 이상하게도 물 색깔이 갈색이라는 것이다.

내 눈에는 물이 더러워 보인다. 

깨끗하다는 기준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때론 깨끗해 보이는 것이 더 더럽고 더러워 보이는 것이 더 깨끗할 수도 있다.



아이는 상관하지 않고 즐겁게 논다. 누나와 장난을 하는 아이는 무척 행복해 보인다. 

 온통 흙탕물을 뒤집어쓴 채  잘 놀던 아이들은 엄마가 와서 데려갔다.



수 폭포 주립공원에서 잠시 쉬고 다시 고속도로로 들어섰다.

여행안내책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옥수수 궁전이 있다고 했다.

AAA 여행사에서 권하는 사우스 다코다에서 꼭 보아야 할 곳 Gem 목록에도 들어있다.



입구가 좀 어수선했지만 들어가면 좀 볼 만한 것이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들어갔다.


세상에 하나뿐인 옥수수 궁전

1880년에서 1930년 사이에 옥수수 궁전이 적어도 34곳이 있었다고 한다.

신문들은 아직 덜 알려진 이곳 중부지방을 알리느라고 이곳에 대해 좀 과장되게 기사를 썼다.

기차가 들어오고 옥수수밭 밖에 없던 이 지방이 발전했다.

사람들은 곡식과 짚으로 자신들의 생활을 표현하려 했다.

시간이 흘러 다 없어지고 그중 미첼에 있는 이곳만 견디어냈다.


옥수수: 미국의 황금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살기 위해 경작했던 옥수수는 이 지방 농부들에게 밝은 미래를 약속해 주는 황금 같은 존재가 되었다.

원주민들은 금이든 옥수수든 필요한 만큼씩 캐어내고 경작했는데 새로 온 이주자들은 무자비하게 

당을 파고 초원을 갈아엎어 어마어마하게 많은 옥수수를 심었다



1874년 커스터 장군이 이끄는 부대가 이 근처 블랙 힐에서 금을 발견하였다.

1868년 라라미 조약에서 슈족 원주민들을 블랙힐에 살 수 있도록 약속했던 유럽인들은 

약속을 어기고 금을 캐러 블랙힐로 쳐들어 왔다.

커스터 장군의 부대와 슈족간의 전쟁이 일어났다.

리틀빅혼 전투에서 "크래이지 호스"가 열심히 싸웠지만 역 부족이었다. 원주민들은 항복하고 보호구역으로 간다.



1887년에는 옥수수와 수숫대를 가지고 궁전을 해마다 지었다.



처음 궁전을 지었을 때  

"다코다가 세계를 먹여 살린다"가 주제였다.

이주민들이 드넓은 초원으로 이주해 와서 농업과 목축업에 성공한 것을 자축하며 만들어 낸 작품이었다.





지금은 그 당시의 사진만 전시되어있고 대 부분 어설픈 기념품 가게들만 있다.

건물 밖이나 건물 안이나 별로 볼 것이 없어 실망하고 나오며...

세상에 하나밖에 없다는 말은 틀린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혼자 웃었다.

사실  세상에는 나를 포함해서 하나뿐인 것이 참 많이 있다.

작가의 이전글 미국의 초원과 옥수수 밭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