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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Nov 21. 2022

월 약국(Wall Drug)에서 시골길을 달려


배드랜드 국립공원에서 나와 이 근처에서 유명한 월 드럭 스토어에 들어갔다.

이 집은 이름은 드럭 스토어이지만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1931년 갓 결혼 한 허스 테드라는 약사가 인구 241명인 작은 시골 마을 월에 있는 조그마한 약국을 샀다.

허허벌판에 있는 작은 마을에서 장사는 잘 되지 않았다. 아이가 태어나고 약국 뒤편에 가림막을 치고 살았다. 

형편이 나아지지 않아 약국을 접고 다른 도시로 이사를 갈까 하는 차에 

그의 아내 도로시가 90번 고속도로에  "공짜 얼음물(Free Ice Water)"을 준다는 간판을 걸자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그때 마침 여기서 60 마을 서쪽에 마운트 러시모어가 완성되어 지나가는 관광객이 많아졌다. 이 근처를 지날 때쯤이면 장거리 여행에 지쳐있을 때였다.

사람들은 얼음물만 마시고 가지 않았다. 음료도 사고 간식도 사고 여행용 안내책자도 샀다.

사업은 크게 번창했다.


1931년 당시 커피가 5전이었다고 한다.

이 집은 지금도 커피가 5 전이고 얼음물은 공짜다.

나무통에 5전을 넣고  커피 한잔 따라 마셨다.



그런데 커피랑 같이 먹을 작은 도넛 한 개는 1불 40 전이다....




월 드럭(Wall Drug)에서 나와 90번 서쪽을 달렸다.

운디드 니 인디언 유적지를 가 볼까 생각하였지만 포장도 안 된 길을 25마일 들어가야 한다기에 참기로 했다.


래피드 시티에서 90번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18번으로 간다.


지방국도이다.

지방국도이지만 길이 좋고 한가해 고속도로만큼 달릴 수 있다.


곧은길


구부러진 길.



막힌 길.. 을 지나 



꽃 길을 갔다.

시골 길가에 핀 야생화에서 달콤한 냄새가 났다.



남의 농장 앞에 차를 세우고 꽃 냄새를 즐겼다.




저 멀리 소들이 한가하게 놀고 있었다.

그런데 소들이 무슨 볼일이나 있는 것처럼 이 쪽으로 몰려온다




꽃 냄새를 맡으며 이리저리 사진을 찍으러 다니다 보니 

어느새 내 옆에 와 있다.

묵묵히 걸어와 나를 바라본다.

할 말 있니?



아마도 나처럼 생긴 사람을 처음 보는 것 같다.


소들이 있는 철조망 저쪽과 이쪽은 완전히 다르다.




이 꽃 이름이 궁금해서 구글 해보니 Yellow Sweet clover다. 이 꽃 근처에 벌꿀통을 두면 100킬로그램은 쉽게 모은다고 한다.

살랑살랑 바람에 파도처럼 움직이는 것이 예쁘기도 하고 향기도 달다.

그런데 이 꽃에는 혈액 항응고제 쿠마린이  들어있어 동물이 먹으면 내 출혈로 며칠 후 죽는다고 하며 

이 꽃으로 쥐약을 만든다고도 한다.

꿀과 독을 동시에 만들어 내는 야생화였다.



꽃과 소들을 뒤로하고 또 시골길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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