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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Jan 06. 2023

스캐그웨이에서 비버크릭까지


120년 전 골드러시가 휩쓸고 간 스캐그웨이를 출발해서 알래스카 하이웨이를 만나러 가는 길은 참 아름답다.  추운 날씨에 무거운 짐을 지고 올라가던 사람들에게는 지옥을 지나는 기분이었겠지만 자동차를 타고 음악을 들으며 가는 나는 구름 위를 나는 듯했다.

화이트패스를 지날 때는 안개인지  구름인지 앞이 안 보일 정도였다.

2008년 크루스여행 때  주노, 헤인스, 케치칸만 봐서 이번에 스캐그웨이를 일정에 넣었다.

 힘이 센 나라가 국경을 그을 때 해안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헤인스와 스캐그웨이는 미국령이고 캐나다는 내륙에 있다. 

또 한 번 캐나다 입국 수속을 하고 북으로 달렸다.

헤인스에서 스캐그웨이는 바닷길로는 20마일 정도 떨어져 있는데

차로 가려면 355마일을 달려야 한다 

페리는 일주일에 두 번밖에 없어 페리를 타고 건너려면 사흘을 기다려야 했다.


유콘주의 수도 화이트호스 시내로 들어갔다.

여기도 골드러시 때 한몫했던 도시이다

안내 책자에 한국음식점이 있다고 해 찾아들어갔다.

백인 할머니 웨이트리스가 "너희가 첫 손님이야"하며 우릴 반긴다.

오후 두 시인데... 장사가 안되나 보다.


주인과 주방장은 한국 사람인 것 같은데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세상 어느 곳을 가도 한국사람이 살고 있다.

오늘의 런치 스페셜 비빔밥을 먹었다. 값은 LA의 두배정도했다.


배도 채우고 차에 기름도 채우고, 

늘 그랬듯이 주유소에서 1 갤론 짜리 물을 사려하니 1 갤론은 없고 2리터 한 병에 3불 50 전 이다.

벨 2에서부터 기름값, 물값이 점점 비싸지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지.   


헤인스 정션을 지나니 왼쪽으로 산맥이 나타난다.

저 산의 이쪽은  클루아니 국립공원,

저 산 너머는 미국의 랭글-세인트 일라이어스국립공원이다. 

오른쪽으로는 옥색 물빛의 클루아니 호수


국립공원은 역시 풍광이 다르다 


산 반대편에 있을 랭글 국립공원도 아름답겠지. 

두근두근 기대가 된다

이 근처에 캠핑장이 있으면 좋겠는데 보이지 않는다. 

계속 가다 보니 국경 근처에 있는 레이크 크릭 캠핑장까지 갔다.  


텐트를 치고 저녁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옆 사이트에서 자전거 여행을 하는 청년이 다가왔다.

 다리에 문제가 생겨 아침이면 일행들과 헤어져 남의 차를 얻어 타고 캠핑장에 와서 기다리다가

저녁이면 일행을 만난 다고 했다. 그 청년이 저녁을 먹은 후 차를 마시러 오라고 해 그러마고 약속을 하고 저녁을 만드는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캠프 파이어 앞에서 차 한잔 마시며 젊은 나이에 어떤 계기로 그런 일을 하기로 결심했는지 물어보고 싶었는데. 비 때문에  못하게 되어 섭섭했다.

비는 밤새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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