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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Jan 25. 2023

유콘강과 달튼 하이웨이

두 번째 알래스카여행


새벽부터 비가 내렸다.

이날은 가장 모험적인 일정인데 

날씨가 협조를 안 해 주면 목적지까지 가기 힘들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좀 불안했다. 


 치나 온천에서 나와 엘리엇 하이웨이 북쪽으로 가면 옛 금광이 있었던 라이븐굿(Livengood)에서부터 달튼하이웨이가 시작된다. 이 길은  푸르드호 베이 유전 근처의 데드호스(Dead Horse)까지 414마일(666킬로미터)이다. 

달튼 하이웨이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길 10위 안에 드는 길이고 그 길을 달리는 트럭 운전사는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직업이라고 한다. 여름에는 하루에 160대의 트럭이 지난다는데 건너편에서 트럭이 오면 돌멩이가 튈까 봐 최대한 오른쪽으로 비켜야 할 만큼 위협적이다. 

비가 오는 날 포장이 안된 길을 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북으로 오면 더 춥고 눈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숲과 벌판뿐.


긴 겨울 동안 손상된 길을 짧은 여름 동안  보수하는 곳이 많았다.  


가끔 마주치는 차에서 죽 같은  흙탕물이 끼얹어지고


아무리 생각해도 북극의 문(Gates of the Arctic ) 국립공원과 북극권(Arctic Circle)에 진입하는 것은 포기해야 할 것 같았다.


유콘강에 도착했다.


유콘강은 캐나다의 애틀링(Atling)호수에서 시작하여 베링해까지 1980마일(3190km)을 흐르는 거대한 강이다. 

강의 상류 캐나다 쪽에 다리가 세 개 있지만 미국 쪽 알래스카에는 이 다리 하나밖에 없다. 



프루드호 베이에서 발데즈까지 기름을  나르는  알래스카 파이프라인은 이 길과 거의 평행으로 이어진다. 


길이 700미터, 넓이 9.1미터, 1974년 완공되었고 이 다리가 없을 때는 페리로 이 강을 건넜다고 한다.

여름이면 섭씨 30에서 겨울에 섭씨씨 영하 60도를 오르내리기 때문에  이 다리의 표면은 나무로 되어있다. 1975년 완공된 이래 네 번 새 나무로 갈았다고 한다.

여기서 점심 먹고 기름 넣고 돌아서기로 했다.

달튼하이웨이 666킬로 구간에 인터넷도 전화도 안되고 병원도 없다. 렌터카도 이 길을 간다고 하면 빌려주지 않는다. 속였다가 들켰을 경우 대가가 매우크다.

 마을은 단지 셋, 주유소도 세 군데뿐이다. 여기가 그 첫 번째 마을이다.  저 멀리 오른쪽에 보이는 하얀 통이 주유소이다.


식당에 손님이 꽤 있어 어디 가는 길이냐고 물으니 

새벽에 페어뱅크스를 출발해서 Arctic Circle에 다녀오는 사람들이었다.


이번 여행 중 가장 비싼 기름을 넣고 

가장 비싸고 죄송하지만 맛이 형편없는 점심을 사 먹었다.

그래도 이 집이 있는 것만도 다행이었다.


이 경계선을 넘으면 

겨울이면 해가 뜨지 않고 

여름이면 해가 지지 않는다는 Arctic Circle(북극권) 안으로 들어가는 건데

상징적인 이곳을 60마일 남겨 놓고 포기해야 했다.


만년 전부터 이 강 주변에서  우리가 에스키모라고 부르던 아타바스칸 원주민들이 사냥하고, 열매 따 먹고

연어 낚시하며 힘들지만 평화롭게 살았다.  

"위대한 강(Great River)"라는 뜻을 가진 유콘강은 강 면적을 다 더하면 텍사스보다 더 넓다고 한다. 

금을 캐려고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몰려온  사람들로  강물이 오염되었지만 지금은 거의 회복되었다고 한다. 

황금빛 강물이  조용히 그러나 도도히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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