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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레이시어 베이를 지나 주노까지

알래스카 크루즈

by 질경이

수워드항에서 크루즈 배를 타고 사흘 째 되던 날 글레이시어 베이 국립공원을 지났다.

전 날 배에서 다음 날 글래이시어 베이 국립공원을 통과한다는 방송이 있었다.



새벽에 일어나 갑판으로 나갔다.

바다는 잔잔하고 파도는 비단 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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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국립공원을 가면 입구에 입장료 받고 지도와 안내서를 주는 조그만 건물이 있는데

이 공원은 국립공원 안내원들이 보트를 타고 크루즈 선으로 와서

우리가 타고 있는 배로 옮겨 탄 뒤 안내서를 나누어 주고 방송으로 설명도 해 주었다.


거대한 배는 하루종일 천천히 공원을 통과했다.

가까이 가서 걸어 다닐 수도 만져 볼 수도 없었다.


죠지 뱅쿠버라는 사람이 1794년 이곳에 처음 왔을 때는 글레이시어 베이가 없었다. 아니 빙하에 완전히 덮여 있어 보이지 않았다.

빙하가 빠른 속도로 무너져 65마일(104킬로미터) 뒤로 후퇴하며 땅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거기서 다양한 동 식물들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빙하가 녹아 땅이 되면서 새로운 생태계가 형성되었다.

늑대 곰, 무스, 산양이 오고 연어, 독수리 고래들도 와서 새로운 먹이 사슬도 생겼다.

200년 사이에 생긴 일이다.

지구의 역사를 생각하면 200년은 눈 깜짝할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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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얼음 덩어리 위에 새가 서있다

얼마나 발이 시릴까..



조금 남은 빙하는 지금도 빠른 속도로 녹아 폭포가 되어 쏟아져 내린다.

빙하가 천둥 같은 소리를 내며 그림처럼 무너져 내리는 순간을 보려고 기다렸던 나는 할 말이 없다.


알래스카의 수도 Juneau에 도착했다.

이곳 역시 육로로는 길이 통하지 않아 배나 비행기로 와야 한다.

그 이유 때문에 수도를 앵커리지로 바꾸던지 육로를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도 많이 있지만

아직 둘 다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항구에 재미있는 벽화가 있다.

"지붕 위에 올라가면 안 됨"이라고 써진 경고판이 있고

그 위에 멀쩡한 사람들이 가득 서있다.


아침에 배에서 내려걸어 다니며 시내 구경을 하였다.

작은 도시라서 웬만한 곳은 다 걸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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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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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식 Totem Pole이 있다. 이 토템 폴들은 자기 가족의 역사를 보여주는 것이라했다.


에스키모들의 장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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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이 너무 재미있다.


에스키모에게 독수리와 까마귀가 매우 중요했었다고한다.

Totem Pole 에도 많이 새겨져 있고

박물관에 전시할 때도 그 숫자를 같게 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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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물고기의 내장으로 만든 방한복을 입은 에스키모



박물관을 보고 나와 오후에는 크루즈에서 주관하는 별도행사(Excurtion)로

배를 타고 고래를 보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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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denhall Glacier 가는 길에 피어있던 Fireweed




Mendenhall Glacier


Humpback Whale


물개의 쉼터.

조그만 자리에 가득 앉은 물개들의 자리다툼이 요란했다.

물속에 있는 물개가 올라가 보려고 계속 시도하는데

위에 있는 물개들이 밀어내며 소리를 질렀다.

그러다 한 마리 떨어지면 기다리던 물개가 올라가고...

우리네 인간들 같다

물개도 보고 고래도 보고 해 질 녘 배로 돌아왔다


노을이 고왔다

우리가 탄 배는 또 밤새도록 남쪽으로 항해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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