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메아의 오후

태평양횡단 크루즈

by 질경이

티바우 민속박물관을 보고 시내로 돌아오는 길에 성모 수태 교회와 2차 대전 당시 세워놓은 대포가 있는 공원에도 갔다.

이 성당의 성모님은 아직 예수님을 출산하기 전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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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전 당시 사람들을 떨게 했던 대포다. 웬만한 나라들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지금 시점에서는 장난감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해안 도로를 따라 누메아 시내를 돌아보고 처음 출발했던 정거장에 오니 예상보다 시간이 꽤 지나 있었다.

오후에 아쿠아리움을 볼 예정이었는데 시간이 빠듯했다. 배로 가는 셔틀버스가 3시까지만 운행한다니 서둘러야 했다. 그래도 가보자. 버스 패스를 손목에 받아 차고 Maritime Station 출발.


아쿠아리움에 도착했는데 프랑스돈이나 호주달러만 받는다고 했다.

시간이 빠듯한데 어디 가서 환전을 할 수도 없어 그냥 발길을 돌렸다.



역으로 돌아와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여학생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이들은 셔틀버스를 타고 떠나는 우리에게 손을 흔들며 작별인사를 했다.

"안녕, 누메아.."

시간이 모자라 유명한 프랑스 빵도 못 사 먹고, 아쿠아리움도 못 보았지만 박물관과 시내 구경을 하고 이렇게 밝고 예쁜 아이들을 만난 것으로 충분히 좋았다.


9층에 올라가 햄버거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이 배의 햄버거는 정말 맛있다. 집에 가도 가끔 생각 날 것 같다.

4시에 떠난다던 배는 4시 반에 출발했다.

누메아 섬이 멀어지고 해도 바다로 내려갔다. 발코니에 앉아 일기를 쓰고 책을 좀 읽으려는데 스쳐오는 바람이 차다. 남반구는 겨울의 시작이다.

밤 9시 , 스타 게이징(밤하늘 별 보기)을 한다기에 11층 옵저베이션 데크로 갔다. 사람들이 꽤 많이 모였다.

강사가 마이크를 들고 설명하는데 잘 들리지가 않았다. 볼륨을 올리다 뭘 잘못 눌렀는지 요란한 비상 사이렌 소리가 났다. 모두 놀라 기절할 뻔했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배의 불빛 때문에 별이 잘 보이지 않는다.선장에게 연락해 양해를 구하고 배 옥상의 모든 불을 껐다. 남반구의 하늘은 우리동네 밤하늘과 달랐다. 우리 집 데크에 나가면 바로 보이던 북두칠성, 카시오페아, 오리온, 플레아데스 성단.. 이 안 보인다. 남쪽나라 십자성이라도 볼 수 있으려나 했던 기대 했는데 아직 수평선 밑에 있다고 한다. 폴리네이션들이 전갈자리의 꼬리를 바라보며 남미의 이스터 섬까지 항해를 했다는데 전갈자리도 안 보인다.

강사는 “각자 별을 보고 즐기십시오” 했다.

배는 호주의 시드니를 향해 밤바다를 가르며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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