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질경이 Feb 06. 2024

 안데스 산맥 속의 아름다운 도시
쿠엥카



마찰라에서 사흘을 보내며  갈라파고스 여행을 예약했다. 은행에 가서 송금을 해야 하는데 

은행 안은 복잡하고 경비가 삼엄했다. 양쪽으로 줄이 긴데 가운데 줄은 짧았다.

총을 든 경비원이 노인을 위한 줄이라며 나에게 그 줄에 서라고 했다 그럴 때면 기분이 좋은 건지 슬픈 건지 아무튼 묘했다. 송금을 다 하도록 경비원은 내 바로 뒤에서 나를 보호해 주었다. 



쿠엥카 가는 버스다.   아마 라 비다   " love life "

버스에 이런 로고가 붙어있다. 에쿠아도르의 상징이랄까..  어딜 가도 눈에 뜨인다.   

여기는 바닷가 도시.

아침에 잡아 온 고기를 버스에 태워 산속에 위치한 쿠엥카로 보낼 모양이다.    

버스 안은 운전석과 승객석이 분리되어 있었다.

버스가 출발하면 승객과 운전사 사이에 있는 문을 잠근다.

가끔, 아주 가끔 승객이 강도로 변하는 일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 일이 안 일어나기를 바라며 창밖으로 눈을 돌린다.


마찰라에서 쿠엥카 가는 길. 험준한 산길을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구글에서는 두 시간 반이라 되어있지만 버스기사의 난폭운전에도 불구하고 3시간 반에서 네 시간 정도 걸린다.


안데스 산맥이 차창밖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좁고 험한 산길을 무섭게 달려  앞 좌석 손잡이를 잡은 손목이 저려올 때쯤 터미널 도착했다.

터미널 앞에 서 있는 택시를 타고 광장으로 가는데 1달러.  

쿠엥카는 잉카시대의 고속도로였던 잉카 트레일 위에 있었던 오래된 도시였다가 

스페인의 지배로 더욱 화려하게 발전하여 도시 중심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아주 예쁜 산속의 도시이다.

힘들게 왔지만 쿠엥카에는  중앙광장만 보아도 섭섭하지 않을 만큼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시청 청사     


네 모퉁이를 다 둘러보아도 흉한 건물은 없다.    

성당을 중심으로 회랑으로 연결되어 있어 

비를 맞지 않고 돌아볼 수가 있다.   

오래된 조각들도 아직 또렷하다.    


성당 바로 옆의 레이미 팜파에서 점심을 먹었다.

잠벨리 섬에 갔을 때 배를 기다리며 만난 에쿠아도르 가족이 쿠엥카에 가면 꼭 가보라고 추천한 곳이다.   

식당은 분위기도 좋고 깨끗했다.    

실내장식이 특별하다    


벽과 전등을 부엌용품들로 꾸몄다   


색깔이며 모양이 예뻤다.

음식도 깔끔하고 맛있었다.   

점심을 먹는 동안 창밖에서는 구두 닦는 손님이 세명이나 바뀌었다.    


에쿠아도르의 색깔은 화려하다 

우리나라의 왕골 반짇고리처럼 생긴 바구니가 진열장에 가득하다.    




파나마모자는 파나마에서 만드는 것이 아니다

파나마모자는 이곳의 명물이다.

질긴 야자나무를 가늘게 갈라서 모자를 만드는데 그 정교함에 따라 아주 비싼 것과 저렴한 것들이 있다.    

구경하고 써보기만 하고 사지는 않았다. 모자가 싫은 건 아닌데 내 머리에는 모자가 어울리지 않아서다.

작가의 이전글 옛날 우리 동네 같은 마찰라시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