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들의 천국
시내 한가운데 성당 앞에서 떠나는 2층 버스를 타고 시내가 잘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올랐다.
산속에 폭 파묻힌 도시는 라파즈와는 많이 다르게 깨끗하고 단정했다.
서울의 남산과 비슷한 곳에 마을을 내려다보며 기도하는 천사가 서있다.
구불구불한 산 동네의 골목길을 올라갔다.
조금 더 올라가니 성모 마리아가 서서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다.
또 좁은 길을 따라가니..
창살 안에 예수님이 내려다보고 있다.
사람들이 곡물과 깃털을 문에 걸어 놓았다.
여러 곳을 다니며 수많은 예수님 상을 보았지만
여긴 좀 특별하다.
싱싱한 장미꽃을 바친 것으로 보아 누군가 정성껏 보살피는 것 같다.
파나마모자를 쓰고 화려한 장식이 있는 붉은 벨벳 스커트를 입으셨다.
특이하게도 예수님의 표정에 고통이 없다.
쇠창살로 문을 만들어 단 이유를 알겠다.
저런데 낙서하는 사람들.. ㅉㅉ
내려오는 길에 또 다른 천사를 보았다.
멀리 청동으로 만들어 세운 성모 마리아도 시내를 굽어보고 있다.
위대한 개츠비의 닥터 에클버그처럼 모든 것을 다 내려다보는 눈도 있었다.
"난 모든 걸 다 보고 있다" 하는 듯.
이층 버스라서 만날 수 있었던 이런 천사도 있다.
그리고 지금은 아무 힘이 없지만 옛날에는 힘을 자랑하고 백성들을 보살폈을 잉카의 왕도 있다.
그 덕분일까?
쿠엥카는 깨끗하고 아름답고 적은 돈으로도 살기 좋은 도시로 알려져 전 세계에서 은퇴한 사람들이 몰려온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