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by 심지훈

봄비다.
반가운 봄비.
부슬부슬
하늘하늘
봄비가 나린다.
반가운 봄비.
봄비다

봄비.


네발자전거 마니아 바론이는 비가 와 엄마 차를 타고 출근한다. 형 라온이를 학교까지 배웅하러 나간다. 봄비가 수주웁게 어여쁘게 가만가만 나린다. 괜히 엄마 차를 태워 보낸다 싶다. 봄비 좀 맞으면 어떤가. 봄비는 맞아야 좋지 않은가. 다음번 비 나릴 땐 자전거를 타고 비 맞으며 출근하재야겠다.

바론이가 없는 출근길 홀로 우산을 받쳐들고 산보에 나선다. 바쁜 아침 도심 거리를 30분 걷는다. 꽃봉이 쥐똥을 닮아 쥐똥나무라는 이름을 가진 쥐똥나무가 망울을 막 터뜨리기 시작했다. 꽃봉이 작디작아 허리를 숙이고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야 개화 준비에 한창인 활기찬 쥐똥나무 꽃봉을 볼 수 있다. 쌀알 같은 하얀 꽃이 흐드러지게 피면 고운 향이 거리를 수놓을 터다.

느티나무 가느다란 가지엔 비꽃이 망울망울 맺혔다. 비꽃은 나무에서 10보쯤 떨어진 곳에서 눈에서 10도쯤 올려다봐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비꽃은 사철 중 봄 비꽃이 그중 예쁘다. 막 움트기 시작한 새싹과 어우러져 생명의 씩씩함을 새뜻함을 보탠다. 봄 비꽃의 매력은 새싹과 조화를 이루어 발산한다. 자연의 오묘한 조화가 빚은 결정체가 망울망울 맺힌 비꽃이다.

봄비가 나리면 우리 바론이에게 비꽃과 쥐똥나무를 소개해 주어야겠다.

바론이는 어제 처음 간 영어학원에서 울음을 터트렸다. 원어민 선생님과 함께하는 첫 시간은 낯설고 좀은 무서웠나 보다. 학원 부원장이 바론이를 데리고 나와 학원 곳곳을 소개하며 젤리를 주었다. 그리 마음을 달래고 두 번째 시간 한국인 선생님과는 씩씩하게 잘 보냈다.

집에 와선 울음은 없던 일인 양 여유만만이다. 되레 의욕이 넘친다.

영어책 두 권을 가져온 바론이는 매일 한 장씩 영어 숙제를 해야 한다고 또박또박 진지하게 말한다. 어제는 엄마가 회사가 받아온 배구경기표를 갖고 배구를 보고 오느라 영어 숙제를 못했다. 아쉬웠지만 너무 늦은 밤이라 금세 단잠에 빠졌다.
/심보통 2026.3.18.

▪라온이 메모
오늘은 학부모 참관수업이 있는 날이다. 1, 2학년 때는 없던 참관수업이 3학년에 새로 생겼다. 아내 말로는 아마 교장 선생이 바뀌어서 그런 것 같단다. 아내와 함께 참관해 보기로 했다. 라온이 반은 학부모 참관수업을 위해 시화전을 준비했다. 저마다 자유시를 짓고 그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렸다. 시는 담임선생이 5~8회까지 교정을 지도했다. 담임선생은 아이들에게 감각적인 표현을 사용해서 시를 지으라 했다. 라온이는 5번 만에 통과했다. 시를 통과해야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듣자 하니 3학년은 수업시간에 못다 한 과제는 나머지 공부를 통해 끝마친다. 방과후수업이나 돌봄교실은 과제를 마쳐야 갈 수 있는 것이다.

월, 화, 수, 목, 금 연재
이전 07화전교회장 선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