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먹자 치앙마이:로건 7편] 3인 가족 치앙마이 한 달 살기
즉흥적인 느낌주의자 모로, 철저한 계획주의자 로건, 싫고 좋음이 명확한 7살 제이, 치앙마이에서 한 달 동안 놀고 먹고 잡니다. 셋이 각자 다른 시선으로 한 달을 기록합니다.
우리 집에서 나는 제이와 세 번째로 친한 사람이다. 첫 번째로 친한 사람은 엄마인 모로이고, 두 번째로 친한 사람은 고양이 마리다. (마리에 대한 이야기는 모로의 매거진 <우리 고양이 마리>에 담겨있다.)
세 번째지만 꼴찌다. 치앙마이에서 오면서 다짐했다. 제이와 친해져서 마리보다는 높은 순위에 오르겠다고.
가능한 단둘이 시간을 보냈다. 모로 빼고 우리끼리만 놀았다. 제이가 나와 함께 있을 때도 불편하지 않다는 걸, 간혹 재미도 있다는 걸 알게 해주고 싶었다.
모로는 제이가 태어난 이후 영겁의 세월을 함께 했기에, 혼자 있을 때 행복해한다. 모로 마음에 평온함을 찾아주고도 싶었다.
제이와 함께 수영을 했다. 동물원에 갔다. 올드시티에서 비둘기 먹이를 주었다. 치앙마이 3대 쇼핑몰에도 함께 갔다.
아이템이 떨어질 무렵, '코끼리 보호소 체험'을 함께 했다. 아빠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다.
치앙마이 시내에서 90분 정도 떨어진 코끼리 보호소에서 야생 코끼리 보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먹이 주기, 코끼리 어루만져주기, 진흙으로 목욕시켜주기, 냇가에서 물로 씻겨주기 체험을 할 수 있다. 구성이 알차다.
10년 전 치앙마이에서 코끼리를 처음 만났다. 코끼리 등에 타고 산악 트래킹 했다. 코끼리 정수리에 보라색 피가 흥건했다. 조련사는 정수리를 날카로운 꼬챙이로 찌르며 그의 뜻에 따르게 했다. 보랏빛 기억이 선명하다.
10년이 지났다. 그때의 반성인지 이제는 치앙마이 곳곳에 코끼리 보호소가 생겼다. 가능한 생태적으로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제이는 체험 가기 전부터 들떴다. 보호소로 가는 차 안에서 책에서 보았던 다양한 지식을 뽐냈다.
"코끼리 무게는 6톤이며, 풀을 먹어서 똥에 냄새가 많이 나지 않아요."
도착해서 코끼리 보호소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No Ride' 코끼리를 타지 말라는 구호가 여기저기 걸려있었다.
어떻게 체험하는지 배웠다. 코끼리 양 볼이나 옆구리 부분을 만져주면 좋아한다. 엉덩이 부분을 만지면 안 되고, 코끼리 뒤에 서있어서도 위험하다.
"본! 본!" 하면서 손을 위로 추켜올리면 코끼리는 입을 벌렸다. 그 안으로 바나나를 넣어주었다. 입을 벌리는 모습이 웃는 상이라 귀여웠다.
함께 진흙탕에서 목욕을 시켜주었다. 머드 축제에 온 것처럼 함께 뒹굴며 놀았다. 개울가에서 깨끗이 씻어주었다. 사람들은 즐거워했고, 코끼리도 옆으로 발라당 구르며 행복해했다.
제이가 10년 전 나와 같이 코끼리 타는 체험을 하지 않아 다행이다. 코끼리를 괴롭히지 않고도 충분히 서로 행복했다.
물론 이런 프로그램도 코끼리가 싫어할 수 있고 돈벌이에 동물을 이용한다고 볼 수 있다. 10년 후 제이가 컸을 때는, 더 윤리적인 프로그램이 나오면 좋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제이는 "오늘 정말 재밌었어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나는 제이에게 물었다.
"이제 아빠와 마리 중에서 누가 더 친한 것 같아?"
"글쎄, 아직 잘 모르겠어요."
로건의 픽
코끼리 바지 (100바트 / 4000원)
코끼리와 상관 있는지 모르겠지만, 치앙마이 와서 코끼리 바지의 매력에 빠졌다. 흐물흐물 천이 얇디 얇아서 입은듯 안 입은듯 편안하다. 집에서만 입다가 이제 가끔은 외출할 때도 입는다. 벌써 세 개나 샀다.
- 코끼리를 만나고 온 아들 제이의 일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