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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 Sep 11. 2018

뽀얀 국물이 우러나오는
우레시노 온천 두부

우레시노 온천수로 끓인 두부전골 


우레시노 온센유도후, 温泉湯豆腐


우레시노를 방문한다면 꼭 먹어봐야 할 음식으로 우레시노 온센유도후(온천 두부)를 추천한다. 온천 두부는 우레시노 땅 아래에서 솟아난 온천수로 두부를 삶아 끓여내는 두부 요리다. 우레시노는 예부터 두부의 재료인 대두 (大豆)가 많이 재배되는 곳으로 유명했다. 질 좋은 대두로 만든 두부와 우레시노 온천수가 만나 온천 두부를 만들어내는데, 온천욕을 즐긴 후 온천 두부를 맛보는 게 하나의 우레시노 여행 코스다.


온천 두부의 특징은 우레시노 온천수에 두부를 끓인다는 점이다. 우레시노 온천수에는 약알칼리성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두부를 넣고 끓이면 두부가 점점 녹는다. 두부의 반듯한 모서리가 녹아 동글동글해지고, 두부가 녹으면서 국물이 점점 뿌옇게 변한다. 두부 외에도 갖가지 채소와 해산물 등을 넣어 함께 끓여 풍미를 더한다. 


우레시노 시내에는 온천 두부를 선보이는 레스토랑이 몇 곳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곳은 소안 요코초. 우레시노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이자 온천 두부를 가장 맛있게 하는 집이다. 가게가 문을 여는 아침 10시부터 밤 9시까지 꾸준히 손님들이 찾아오며 직영 공장을 생산한 두부로 온천 두부를 선보인다.

우레시노 북쪽에 위치한 사가 히라카와야도 온천 두부로 유명한 식당이다. 사가 현에서 생산한 콩으로 직접 두부를 만들며 전골 방식으로 온천 두부를 선보인다. 식당 내에는 진공 포장된 온천 두부를 판매하고 있으며, 일본 전통 가옥을 개조해 문을 열었다. 



소안 요코초, 宗庵 よこ長


1957년부터 우레시노 온천 두부를 선보인 원조 가게, 소안 요코초. 우레시노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이자 아침 10시 문을 열 때부터 밤 9시 문을 닫을 때까지 손님들이 끊이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50년 넘게 이어온 변하지 않는 맛과 원조라는 자부심, 그리고 우레시노산 콩만을 사용해 직영 공장에서 직접 두부를 만든다는 고집 때문이다.


소안 요코초는 우레시노 시내에 위치해 있으며, 평범한 일본 식당의 모습을 하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도 특이할 것 없는 작은 시골 식당의 모습이다. 가게 오른편에는 단체 손님을 위한 넓은 다다미 방이 준비되어 있고, 개별 손님들은 본관 테이블 석 또는 다다미가 깔린 좌식에 앉아 식사를 한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아 옹기종기 모여 정겹게 식사를 할 수 있다.


▲ 우레시노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 소안 요코초.


직원이 건네주는 메뉴판을 펼치면 살짝 당황스러워진다. 온천 두부 외에도 수많은 메뉴가 메뉴판을 빼곡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소안 요코초는 온천 두부가 대표 메뉴이긴 하지만 메밀 소바, 돈가스 덮밥, 튀김 요리 등 웬만한 일본식 음식 메뉴를 주문할 수 있다. 


그래도 소안 요코초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유도후 덴쇼쿠(湯どうふ定食, 850엔)로 불리는 온천 두부 정식이다. 유도후 덴쇼쿠에 면 요리와 튀김, 그리고 후식 메뉴가 포함된 만찬 세트인 요코초 카이세키 (よこ長会席, 1,650엔)도 인기가 좋다. 1일 한정 메뉴로는 생선회가 포함된 회 정식 요리(1,270엔)도 있다.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 세트(630엔)도 있어 아이들과 함께 찾아도 걱정 없다.


음식을 주문하면 테이블 위에 번호표를 놓아준다. 나중에 식사를 다 하고 계산할 때 이 번호표를 보여주면 된다. 드디어 주문한 온천 두부가 테이블 위에 놓인다. 작은 뚝배기 안에 어묵, 버섯, 양배추와 함께 끓인 온천 두부의 모습이 보인다. 우레시노 온천물에 두부가 살짝 녹아 국물은 하얗게 변했다.


작은 접시에 담긴 가쓰오부시와 잘게 썬 고추를 온천 두부 뚝배기에 넣어 먹으면 된다. 온천 두부의 맛은 생각보다 담백하다. 약간 밍밍한 맛은 아닐까 걱정했지만, 간이 적당히 잘 되어 있어 고소하면서 감칠맛이 돈다. 두부는 순두부처럼 부드럽다. 오랜 전통을 가지고 한결같은 맛을 이어온 가게의 내용이 느껴지는 맛이다. 


▲ 온천수에 두부가 녹아 뽀얀 국물이 되었다.
▲ 정겨운 시골 식당의 모습을 간직한 소안 요코초.

구글 지도 - https://goo.gl/maps/mhvwwsFey8q



사가 히라카와야, 佐嘉平川屋


일본 전통 가옥을 개조해 문을 연 사가 히라카와야. 넓은 주차장을 구비해놓고 있어 자동차로 여행하는 여행자들이 찾기 편리하다. 사가 히라카와야에서는 온천 두부 요리도 맛볼 수 있지만, 직접 만든 다양한 두부 제품도 판매하고 있다. 두부 판매대 안쪽에는 테이블이 놓여 있고, 이 곳에 앉아 전골 방식으로 요리해 먹는 온천 두부 정식(温泉湯豆腐定食, 1,350엔)을 맛볼 수 있다. 


▲ 일본 전통 가옥을 개조해 문을 연 사가 히라카와야.
▲ 직접 만든 두부도 판매하고 있다. 두부를 사러온 지역 주민들도 많이 볼 수 있다.


온천 두부 정식을 주문하면 우선 온천수가 담긴 커다란 전골냄비에 적당한 크기로 자른 두부 여섯 조각이 담겨 나온다. 불을 켜고 끓이기 시작하면 맑았던 국물이 점점 뿌옇게 변해가는 걸 볼 수 있다. 우레시노 온천수에는 약알칼리성 성분이 있어 이 성분 때문에 두부를 녹일 수 있다. 국물이 뽀얗게 될 때쯤 두부를 건져보면 반듯했던 두부가 동글동글해져 있다. 


전골 국물이 뽀얗게 변했다면 다음으로 양배추, 당근, 버섯 등 야채를 넣고 다시 끓인다. 어느 정도 끓었다면 정식 메뉴와 함께 나온 참깨를 갈아 간장 소스 위에 솔솔 뿌리고, 잘 익은 두부를 건져 간장 소스에 찍어 먹으면 된다. 참깨 간장 소스 외에도 식초와 간장을 섞은 소스도 있다. 두부전골에 전혀 간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두부가 가진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두부전골을 맛본 후에는 입안을 개운하게 해줄 디저트 요리도 주문해보자. 가장 인기 있는 디저트 메뉴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에 두부 경단이 올라간 히라카와야 파르페(平川屋パフェ, 520엔)이고, 우레시노 녹차 세트(嬉野抹茶 セット, 580엔)도 인기다. 


▲ 전골처럼 끓여먹는 사가 히라카와야의 온천 두부 정식.

구글 지도 - https://goo.gl/maps/5RKNMNUmba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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