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맥주를 분석해보자.
독일에 왔다면 반드시 독일맥주를 마셔봐야 한다. 마침 짭짤한 독일 요리는 맥주와의 궁합이 잘 맞는다. 누구나 세계 최고로 손꼽는 독일 맥주, 굳이 설명이 필요할까? 그래도 설명이 필요하다면 아래의 가이드를 참조하시라.
독일은 만 14세 이상부터 보호자 동반 시 맥주의 구입 및 음주가 가능하고, 만 16세부터 보호자 없이 맥주의 구입 및 음주가 가능하다. 길거리에서의 음주도 불법이 아니다. 단, 한국은 속인주의를 적용하므로 독일 법과 관련없이 미성년자의 음주는 불법이라는 사실은 유념하기 바란다.
독일 맥주가 맛있는 이유는 바로 맥주 순수령에 있다. 1516년 바이에른에서 제정된 법이며 1871년 독일제국 출범 이후 독일 전역에서 유효한 법이 되었다. 맥주순수령은, 맥주를 양조할 때 물, 보리, 홉, 효모 외에 다른 원료를 넣을 수 없도록 규정한 법이다. 독일에 1300개 이상의 양조장이 있다고 하는데, 이 많은 업체가 똑같은 원료로 맛을 내야 하니 치열하게 연구하여 최상급의 맥주 맛을 내게 된 것이다. 지금도 독일의 맥주 회사는 대부분 맥주 순수령을 준수하고 있다. 그러니 독일에서 어떤 맥주를 고르든 그 맛에 실망할 일은 없을 것이다.
한국 스타일의 라거 맥주를 선호한다면 필스너(Pinsner) 또는 헬레스(Helles) 비어가 입맛에 딱 맞을 것이다. 특별히 헬레스 비어는 맥주의 본고장 뮌헨에서 탄생한 라거 타입의 맥주이므로 독일에서는 헬레스 비어를 선택하면 센스 만점. 마침 베를린에도 뮌헨의 유명 양조장의 레스토랑이 있어 세계적인 헬레스 비어를 신선하게 마실 수 있다.
바이스 비어라고도 하는 바이첸 비어는 밀 맥주를 뜻한다. 맥주를 만들 때 보리 대신 밀을 섞어 만든다. 보통 맥주보다 훨씬 산뜻한 맛을 내므로 라거 타입을 고집하지 않는 여행자에게는 바이첸 비어를 강력 추천한다. 바이첸 비어를 만들 때 효모를 거르지 않고 만드는 헤페바이첸 비어는 구수한 맛까지 일품이어서 순한 맛을 좋아하는 여행자에게 권한다. 바이첸 비어도 뮌헨 등 바이에른 지역에서 유래하였다. 특히 1040년부터 맥주를 양조하기 시작해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양조장으로 꼽히는 바이엔슈테파너의 헤페바이첸 비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맛과 풍미를 자랑한다. 마침 베를린에도 바이엔슈테파너의 레스토랑이 있다.
맥주순수령에 어긋나는 다른 첨가물(젖산균)이 핵심이어서 ‘비어’로 부를 수 없었다. 그래서 베를리너 바이세 비어가 아니라 베를리너 바이세라고 부른다. 과즙을 넣어 상큼하게 먹는 것이 베를린 스타일. 레스토랑에서 주문하면 넓은 잔에 빨대와 함께 주어 마치 칵테일을 마시는 기분이다.
베를린에 왔으니 베를린에서 만드는 맥주를 마셔보면 어떨까? 베를린에서 생산되는 맥주 브랜드는 크게 세 가지가 유명하다. 베를리너 킨들(Berliner Kindl), 베를리너 필스너(Berliner Pilsner), 슐트하이스(Schultheiss). 그런데 모두 같은 회사에서 만들어 맛은 큰 차이가 없다. 모두 필스너 타입의 맥주가 가장 보편적이다. 위에 소개한 베를리너 바이세 역시 베를리너 킨들 등의 브랜드로 판매된다.
다양성이 넘치는 자유로운 도시 베를린은 개성 넘치는 수제 맥주도 곳곳에서 발견된다. 레스토랑에서 자체적으로 양조해 판매하는 마이크로 브루어리도 높은 만족을 줄 것이다. 대표적인 마이크로 브루어리로는 브라우하우스 렘케를 꼽을 수 있다. 하케쉐 마르크트 인근 지점의 접근성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