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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리쓰는미리 Feb 17. 2021

10. 임신 19주차에 찍은 만삭 사진

예상치 못 한 시어머니의 공격 개시


 세쌍둥이 임신은 뱃속에 태아가 셋이 있는 만큼 배가 불러오는 속도가 남다르다. 보통 20주 정도면 단태아 만삭 정도로 배가 나온다고들 하는데 정말 그랬다. 난 무려 임신 19주 때 만삭 사진을 찍었다. 겹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공원에서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아마도) 만삭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하루 23시간 이상을 누워만 지내던 나에게 이렇게 외출을 했다는 사실은 그것만으로도 너무나 설레는 일이었다. 여기에 내 뱃속에 세명의 아이들과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사진을 찍는 순간들이 더없이 소중했다. 물론 너무나 힘들었다. 미사조정경기장과 올림픽공원을 누비며 사진을 찍는 과정이 배가 남산만 하게 나온 나에게는 힘들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무조건 누워만 있어야 했기에 그날의 아주 특별한 외출이 나에게는 일탈처럼 느껴졌다. 행복했고 또 행복했다.



 내가 손수 만든 신발을 쪼로록 놓고 사진을 찍었다. 나와 남편 사이 손가락 크기의 앙증맞은 신발들을 보며 뱃속 아가들도 곧 신게 될 날이 오겠지 라는 마음에 설레기도 했다. 태교 인형으로 만든 원숭이 인형 셋을 나와 남편 사이에 나란히 두고 사진을 남겼다. 이렇게 우리 다섯 가족 오손도손 행복하게 살아가겠다는 다짐에 마음이 울렁이기도 했다.





 그 행복한 순간들을 만끽하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시어머니였다.


"어디서 촬영하는 거야?", "언제까지 촬영하는 거야?" 난 살갑게 대답했다.



또 전화벨이 울렸다.


"대체 언제 끝나는 거야?", "몇 시간을 찍는 거니?" 난 성실하게 대답했다.





또 전화 벨이 울렸다. 남편 핸드폰이 아닌 내 핸드폰이었다.



초조해 보이는 목소리 걱정 가득한 목소리, 시어머니는 걱정을 하고 계셨다.



"아니 아직도 안 끝난 거야? 뭘 그렇게 많이 찍어?"

"아 네 어머님 이제 곧 끝날 거 같아요."
"아니 아침부터 지금까지 뭘 이렇게 오래 찍는 거야?"
"네 어머님 좀 길긴 한데 처음이자 마지막이잖아요~ 곧 갈 거예요."

"아니 너 그렇게 밖에 오래 있으면 어떡하니 정말, 빨리 찍고 가야지 그 작가들은 왜 그러니?"

"어머니 작가분들이 시키시는 거 아니고요. 저 괜찮아요."

"아니 괜찮아도 그렇게 돌아다니면 안 되잖아."

"네 어머님 안 되는데요. 저 지금 컨디션 괜찮아요. 어머니 계속 걱정되셔서 전화하시는 거죠? 저 괜찮아요. 정말로요. 매일 누워있다가 나오니까 살 것 같아요. 저 괜찮아요 어머님 걱정 마세요. 저 정말로 괜찮아요!"




"아니, 너 말고 애기들. 넌 괜찮아도 애기들이 힘들잖아."





그렇다... 몇 번에 걸친 안부 전화는 며느리 걱정이 아닌..

손주들 걱정 때문이었다...... 아주 내가 크게 착각했었다.....!!!!!!!!!!!!!!!

서럽다 서럽다 진-심 서럽다.....!!!




이렇게 시작된 고부갈등.... 커밍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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