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산방지 주사를 2사이클 (3사이클인가?) 맞았다. 주사를 맞는 동안 몸에 열감이 강하게 느껴졌다. 손바닥 발바닥에 불이 나는 듯한 느낌에다가 심장이 벌렁거렸고 초조했다. 내가 입원했던 병원의 경우 고위험 산모들이 많았기 때문인지 배드마다 커튼을 꽁꽁 닫고 지냈다. 배에 모니터 3개와 수축기를 달았기에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었는 데다가 조산방지 주사까지 맞고 있으니, 눈물이 줄줄 났다. 어휴 지금 생각해도 힘들다.
창가 배드에 있는 다른 산모들이 너무 부러웠는데 나도 운 좋게 퇴원 전에 창가 배드로 이동할 수 있었다. 럭키!
창가 배드에서는 인공 대나무 숲에 가려져있지만 햇빛을 볼 수 있으니 참 좋았다. 자리를 옮기고 나서는 컨디션도 한결 나아졌고 밥맛도 돌았다.
병원밥인데 참 맛있었다. 병원에서 차려주는 밥 먹을 때가 행복한 거라며 지금을 즐기라는 선배맘들의 말에 더욱더 열심히 밥을 먹었다. 집에 있을 때는 2-3숟가락만 먹고 못 먹었었는데 주는 밥은 다~ 먹으라는 산과 교수님 말씀 덕분에 배가 차서 숨을 잘 못 쉬겠어도 열심히 먹었다.
조산방지 주사를 다 맞고 밥도 잘 먹고 잘 쉬니 안정기로 돌아와 퇴원을 할 수 있었다. 그대로 병원에서 입원하다가 삼둥이를 출산할 줄 알았는데 집에 갈 수 있다니! 꿈만 같았다. 퇴원 이후에 2주 후 외래 진료를 보기로 하고 기쁜 마음으로 퇴원을 했다.
집에 도착해서도 23시간 이상을 누워 지냈다. 30주가 지나면서 몸이 너어무 무거워졌고 배부터 옆구리 등까지 가렵고 따가웠다. 세쌍둥이 임신인데도 30주까지 튼살이 없었기에 앞으로도 괜찮지 않을까 했었는데 다 트고 말았다. 배는 물론이고 옆구리를 거쳐 등까지 말이다. 아무리 열심히 꾸준히 발라도 하루가 다르게 텄고 몸은 무거워질 대로 무거워져서 관리를 포기했다. 아 몰랑..
시간이 흘러 30주, 31주, 32주가 되었다.
외래를 보기로 한 2주가 지났고 휴가를 쓴 남편과 병원에 갔다. 병원에 가는 길은 고행의 길이나 다름없었다. 조수석에 앉으면 다리를 뻗지 못했고 환도가 섰다. 의자를 끝까지 뒤로 밀어도 대시보드에 배가 닿았다.
뒷자리에 누우면 뒤뚱뒤뚱 중심 잡기가 어려웠고 멀미가 났다. 환장할 지경.
병원에 도착해 여느 때처럼 산전검사를 했다. 혈압도 정상 단백뇨도 정상 컨디션도 아주 좋았다. 그런데 몸무게가 문제였다. 세쌍둥이 임신 이후 30주까지 6kg 밖에 몸무게가 늘지 않았었는데 퇴원 이후 집에 있는 기간인 2주 동안 15kg이 쪘다. 교수님은 몸무게를 보고 경악하며 당장 임신중독증 검사를 하자고 했다. 바로 검사실로 갔고 단백뇨 키트로 간단하게 하는 검사가 아닌 소변줄을 꽂아 검사를 했어야 했는데 소변줄이 자꾸 빠졌다. 온몸이 다 부어있었기에 검사 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고 긴장한 탓인지 소변도 잘 보지 못했다. 물을 몇 통을 먹었는지 모르겠다. 검사를 해주시는 의료진은 나에게 미안해했고 그 상황에 나도 의료진에게 미안했다. 지켜보는 신랑도 나에게 미안해했고 나의 멈춰지지 않는 눈물을 보고 안절부절 못 하는 신랑을 보며 나 또한 미안했다. 미안미안.. 쏘리쏘리쏘리쏘리...
우여곡절 끝에 검사를 끝냈고 결과적으로는 임신중독증이 아니었다. 하지만 2주 동안 몸무게가 급격하게 늘었기에 몸에 이상 신호라 여기고 바로 입원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