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결

쌍쌍바

by 산돌림

<대결>


왜 그곳을 갔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딱히 기억해 둘 필요가 없는 일상이었겠지


꽤 큰 할인 마트의 출입구 위에선

시원한 바람이 쏟아져 나오는 에어컨이 바쁘게 돌아갔던 한 여름이었던것은 기억난다


유아원에 다닐듯한 아이였다


손에 쌍쌍바를 든채 세상을 다 얻은듯한 득의양양한 표정을 짓고 맞은편에서 걸어 나오고 있었고

쌍쌍바는 더운 여름을 이기지 못하고

그 어린아이의 손아귀힘에 상당히 정확한 반반 나눔을 당했다


더워서 였을거다

"착한 아이는 나누어 먹는거란다"

이렇게 아이에게 말한건. .


생전 처음보는 아저씨의 한마디에

아이는 심한 내적갈등을 겪기 시작했다


나와 아이는 이글거리는 지열을 사이에 두고 황야의 무법자처럼 날카롭게 서있었고


쌍쌍바의 표면은 슬슬 차가운 김을 허공에 빼앗기며 녹아가고 있었다


나는 장난이란 권총을 들고 있었고

아이는 욕심이란 권총을 들고

우린 몇분간 숨막히는 긴장을 느끼며

서있었던거였다


결심한듯

아이는 오른손을 서서히 올리기시작했고 방아쇠를 당기는듯한 손동작으로 나를 겨냥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날 향해 뛰어온다


왼손의 쌍쌍바는 입안으로 윗부분이 들어간채로. .


공기를 뚫고 날아오는 총알이 초고속 카메라에 포착되어 정지한듯 아이는 내앞에 섰고 오른손의 쌍쌍. . 아니 쌍바를 내게 내밀었다


난 당황했고

그리고

아이에게

졌다


그늘진 마트 입구,

에어컨 바람 시원한곳에 나란히 서서

아이와 난 쌍바 하나씩을 핥았다


쌍바의 흔적이 와이셔츠에 떨어졌다


그리고 아이에게 복수하듯이 말했다


"한개 더 먹을래?"


여름이었다


고개를 끄덕거리는 아이와의 대결에서 완벽히 패배했었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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