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D-1
언니랑 키스했다. 네 번, 어쩌면 다섯 번.
그때의 장면이 멋대로 뇌 속을 헤집을 때면 스턴건이라도 맞은 듯한 기분이 든다.
온몸이 찌릿찌릿하다. 그렇구나. 좋아하는 사람과 키스하는 건 이런 기분이구나.
언니는 입을 맞추기 전에 상대의 양 뺨을 감싸는 습관이 있는 걸까.
역병 이후에 연애를 해 본 적이 없는 나는 마스크를 내리는 손길이 야릇하다는 것을 처음 깨닫는다.
언니의 목덜미에는 보라색 금붕어 두 마리가 있다.
언니의 뒤를 쫓아 호텔 복도를 걷는 내내 눈앞에 일렁거리는 보라색 금붕어.
헤어지는 길에 언니가 나를 오랫동안 안아서 내 몸에도 언니의 샤넬 향수 향기가 배었다.
언니가 나를 오랫동안 안아서.
버스를 타고 오는 내내 코 끝에 맴돈다. 은은하고 달콤한 언니의 향기.
언니가 나를 오랫동안 안아주었다.
냄새를 한국까지 가져가라고 말했다.
잔뜩, 잔뜩 묻혀가라고.
2021년 6월 3일, 출국 네 시간 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