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현장 변수와 배스낚시 패턴_수위의 변화
낚시인과 배스의 숨바꼭질은 수온과 일조량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시즈널 패턴을 중심으로 큰 그림이 그려진다. 하지만 이런 큰 줄기 외에도 정작 낚시터 현장에 가면 낚시 상황을 좌지우지하는 그날그날의 변수가 낚시인을 혼란스럽게 만들곤 한다. 수위, 물의 탁도, 바람 등이 그것이다. 이와 같은 현장 변수가 배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알아두면 현장에서 당황하지 않고 낚시 방법을 좁혀 갈 수 있다.
몇 회에 걸쳐 어디에 어떤 루어를 던질 것인지에 영향을 주는 현장 변수를 다루는 원칙에 대하여 알아보자. 물론 이 또한 절대적인 것은 될 수 없다. 그러나 간단한 원칙만 있어도 우왕좌왕하는 것보다는 훨씬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우리나라 낚시터에서 흔히 만나게 되는 수위 변화 상황에 대해 알아보자.
대부분의 배스낚시가 댐 또는 저수지와 같은 인공 수면에서 행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담수와 배수가 반복되는 환경이다 보니 수위가 변하고 있는 상황을 생각보다 자주 겪게 된다. 게다가 물속에 사는 배스에게 수위의 변화란 수온, 수질만큼이나 큰 영향을 주는 변수이므로 성공적인 낚시를 위해 이해해둘 필요가 있겠다.
수위를 고려할 때 우선 생각해야 할 것은 수위가 어떤 상태로든 고정된 것과 변화 중인 것을 구분하는 일이다. ‘고수위=오름수위’가 아니고 ‘저수위=내림 수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평균 수위를 기준으로 그보다 높은 상태를 고수위, 낮은 상태를 저수위라고 해보자. 최상류 육 초 밭이 다 잠긴 고수위에서도 배수가 시작되어 수위가 내려가는 중일 수 있고, 반대로 수중 험프가 다 드러난 저수위에서도 담수가 시작되어 수위가 오르는 중일 수도 있다. 수위가 높으면 높은 대로, 낮으면 낮은 대로 일정 기간이 유지되고 나면 수위 변화에 따른 배스의 행동양식도 적응이 된다. 이런 경우는 수위의 변화보다는 수위에 따라 드러나거나 새로 생성된 포인트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여기서는 고수위나 저수위가 일정 시간 유지된 상태와는 별개로 수위가 변화 중인 상태를 중심으로 오름수위와 내림 수위로 나누어 배스의 움직임을 생각해 보자.
배스낚시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출조 전에 출조지의 수위를 확인해보는 습관을 들여 두면 좋다. 수위정보는 주요 저수지의 경우 한국농어촌공사의 농업기반시설관리 사이트(rims.ekr.or.kr/rwis/index.aspx)에서 확인 가능하고, 다목적댐은 한국수자원공사의 실시간 수자원 현황 정보 (kwater.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일주일 정도의 수위 변화를 기준으로 내림 수위인가 오름수인가를 판단하고, 고정되어 있다면 평균수위(또는 저수량)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고수위인지 저수위 상태인지를 판단하면 되겠다. 미리 데이터를 확인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현장에서 조금만 관찰력이 있으면 대략 파악할 수 있다. 고수위에서는 물에 잠긴 육초의 삭은 정도나 수면 위의 부유물 정도를 보면 수위가 오르는 중인지 아닌지 짐작이 가능하고, 저수위의 경우엔 연안선에 생긴 수표면 자국 등을 통해 최근에 줄어든 수위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잡초가 자란 정도 등을 보면서 새로 드러난 땅인지 드러난 지 좀 지난 땅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농업기반시설관리 사이트에서 확인한 충남 논산 탑정호의 실제 정보를 예로 살펴보자.
첫 번째 자료를 보면, 탑정은 5월 4일을 기준으로 평년 저수율(87%)에 비해 96%의 저수율로 거의 만수에 가까운 고수위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이 정도 수위면 탑정의 경우 연안에 발달한 브러시 포인트들이 충분한 수심으로 물에 잠기게 되어 좋은 포인트를 형성하게 된다. 상류 안쪽 깊숙한 곳까지 물이 들어차 포인트가 넓어지게 된다.
두 번째 자료를 보면 최근 며칠간의 저수율 그래프를 볼 수 있는데, 만수위에 가깝게 유지된 상태에서 약간의 내림 수위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이런 경우 낚시 플랜을 짤 때, 너무 공격적인 오름수위 패턴보다는 일반적인 수몰 커버 공략 패턴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수몰 커버가 물에 잠긴 지 시간이 좀 지난 상태로, 배스들이 새로 생성된 수몰 커버로 적극적으로 치고 들어가는 상태라기보다는 시간대별로 들고 나는 상황일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수위정보는 출조 전에 확인하여 낚시 플랜의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좋다. 이것을 기준으로 수위 변화에 따른 배스의 보다 구체적인 움직임을 상정하여 현장 상황을 풀어나가면 되겠다.
이번에는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 수위 변화에 따른 배스의 움직임을 살펴보자.
수위 변화에 따른 배스 움직임의 대원칙은 다음과 같다.
내림 수위의 배스는 상대적으로 깊은 커버나 스트럭쳐를 의식한다.
오름수위의 배스는 상대적으로 얕은 커버나 스트럭쳐를 의식한다.
일면 간단하고 상식적인 내용이다. 다만 한 가지 오해 말아야 할 것은 수위가 변한다고 해서 기존의 포인트를 완전히 버리고 전혀 새로운 곳을 찾으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수위가 변하기 시작하면 기존에 머물던 곳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곳의 차선지가 배스의 첫 번째 이동처가 된다. 머물던 지역을 일시에 완전히 떠나 버리는 것이 아니다. 수위 변화 직전에 머물던 수심과 같은 수심대로 이동을 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근처의 다른 머물 곳으로 찾아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배스가 수심 2m권의 수초 군락에 머물고 있었다고 해보자. 이때 수위가 0.5m 줄어들었다면 수심 1.5m가 된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줄어들기 전 수심인 2m권의 근처 수몰나무에 머물게 되는 원리이다.
이 원칙을 출조지의 포인트 형태에 따라 좀 더 구체적으로 적용시켜보면 다음과 같다. 미국의 배스낚시 레퍼런스 사이트인 배스 피싱 구루(Bass Fishing Guru)는 아래와 같이 정리하고 있다. 포인트 형태별로 내림 수위와 오름수위 상황을 비교해가면서 보면 좋겠다.
내림 수위 상황의 포인트 타입별 배스의 움직임
침수 수초 : 수초 군락의 내부보다는 가장자리나 돌출부에 모이는 경향이 있으며,
독립적으로 떨어져 나와 있는 수초 패치에 붙는다.
수몰나무/갈대, 부들 : 수몰나무나 갈대군락의 중심부보다는 가장자리에 붙거나 빠져나와 이동한다.
곶부리, 드롭 오프 : 해당 시즌에 보통 머무는 수심으로부터 깊어지는 방향의 첫 번째 브레이크 라인으로 후퇴한다.
물골 : 물골 중심부로 이동하여 독립적으로 떨어져 있는 장애물에 붙는다.
암반 : 해당 지역에서 가장 깊이 있는 암반 주변으로 서스펜드 한다.
오름수위 상황의 포인트 타입별 배스의 움직임
침수 수초 : 수초 군락의 안쪽으로 진입하며, 수초지역의 어느 한 곳에 모이기보다는
넓게 퍼져 들어가는 경향을 보인다.
수몰나무/갈대, 부들 : 커버의 중심부로 진입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곶부리, 드롭 오프 : 곶부리 능선 위 또는 드롭 오프의 브레이크 라인 위쪽으로 올라타는 경향을 보인다.
근처의 평평한 지형으로 흩어지기도 한다.
물골 : 물골 근처의 연안에 위치한 커버로 이동한다.
암반 : 바닥을 의지하는 경향을 보이며, 바닥을 따라 좀 더 얕은 곳을 향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위와 같은 원칙을 기준으로 현장에 맞추어 패턴을 구체화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같은 수초지대를 노린다고 가정할 때, 내림 수위에서는 수초 군락의 에지라인이나 돌출부를 집중 공략하는 점의 낚시가 필요하고, 오름수위에서는 수초 군락 속으로 퍼져 들어간 배스를 찾기 위해 넓은 지역을 훑어낼 수 있는 스위밍 패턴의 선의 낚시가 필요하게 된다. 수위의 변화는 이런 식으로 루어의 선택과 프레젠테이션의 전개 방식에 영향을 준다.
수위의 변화는 배스의 위치뿐만 아니라 분위기에도 영향을 준다.
내림 수위에서 얕은 곳의 배스는 활성도가 떨어지고 소극적으로 되는데 반해, 깊은 곳에 머무는 배스는 상대적으로 활성도가 높아지고 밀집하는 경향이 있다.
오름수위에서 얕은 곳의 배스는 보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되는데 반해, 깊은 곳에 머무는 배스는 상대적으로 활성도가 떨어지고 흩어져 있을 확률이 높다.
내림 수위일 때는 상대적으로 깊은 곳에 위치한 배스를 잡기가 수월하고, 오름수위에서는 얕은 곳의 배스를 잡기가 수월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절대적으로 생각하지는 말자. 극단적으로 얕거나 깊은 곳이 아니라면 내가 낚시하는 곳에 내 루어를 물어줄 정도의 적극성을 띈 배스는 있게 마련이다. 수심 3m에서 낚시를 한다면 1m보다는 깊고, 5m보다는 얕지 않은가. 거기엔 내림 수위라면 얕은 곳을 피해 내려온 녀석이 있을 것이고, 오름수위라면 깊은 수심로부터 찾아온 적극적인 녀석이 있을 것이다. 필드의 전체적인 구조와 연계해서 상대적으로 비교해가면서 물속 상황을 그리는데 활용하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