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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Jun 30. 2023

"백란현" 필요한 존재

내가 아끼던 사탕을 꺼냈다. 아이들 집에 가면 한 개 먹어볼까 했다.

참고로 쿠팡에서 사비로 주문한 거다. 아이들이 집에 가지 않는다.

할 수 없이 쿠팡 봉지째 꺼냈다. 사탕인 줄 눈치챈 친구들.

"선생님 사탕 주세요."

"저도요."


집에 가지 않고 칠판에 뭔가를 쓰고 있던  A는 나에게 말했다.


"선생님, 책 주세요. 지난번 B한테 선물한 책 저도 주세요."

"B 인터뷰 질문 당첨되어서 한 권 준 거잖아. 잠시만."


책 달라는 녀석들한테는 마구마구 선물하고 싶은  내 마음이다.


"긴긴밤 읽었는데 책 줘도 돼? 이거 새 책인데. 번호만 28,29,30 붙여둔 거야. 새거야."

두 명의 친구가 가져갔다.


"친구들이 혹시 물어보면 말해. 새 책 같은 중고라고. 진짜거든."


사탕과 책 다 가져갔다. 빨리 집에 가라고 해도 교실에 머무는 학생들이다.

최소한 이 친구들한테는 미움을 받지 않는구나 생각했다.

선생님한테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자신감 귀엽다. 나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존재다.


평소 내가 하는 말.

나에게 인사하고 집에 간다.

"선생님 사랑하고 기대합니다!"


"기억해! 새것 같은 중고라고! 그렇다고 먼저 말할 필요는 없어!"

사탕과 책을 방금 받은 학생들이 나에게 거는 다음 "기대"는 뭘까?

기대에 부응해야지.


https://blog.naver.com/true1211/223137740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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