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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Jul 01. 2023

플루트 연주와 글쓰기

롯데마트 문화센터에서 목요일마다 플루트 레슨을 받는다. 최근에 나를 아는 사람들은 갑자기 플루트냐고 궁금해한다. 2003년, 교대 4학년 때 임용고시 인터넷 강의 들을 돈으로 플루트 구입했다. 물론 엄마께 비밀이었다. 2003년부터 플루트 레슨받았던 연도를 나열해 보니 2003, 2005, 2006, 2013, 2019년이다. 이는 아이 셋 임신, 출산, 육아와 관련이 있다.


띄엄띄엄 배우다 보니 <플루트 교실> 교재 2번 책을 처음부터 다시 연습 시작했다.

"2번 교재 앞부분은 1번 교재 복습하는 거예요."


선생님의 친절한 설명은 나의 연주 실력이 아직은 '초보'라는 뜻으로 들렸다.


노래연습한다고 구입했던 <지금이 우리의 전부> 악보를 가져간 적 있다. 음정이 어려운 부분만 플루트로 소리 내어보면서 곡을 외웠다. 전곡을 연주하려니 잘되지 않았다. 2013년 <거위의 꿈>만 연습해서 공연도 한 나였지만 10년 세월만큼 플루트 연주 실력도 사라졌다.


부산교대 교육대학원 음악교육을 가볼까 생각한 적도 있었고 교회에서 예배 시작할 때 특주를 할까 싶어서 배우기도 했었다.


매일 연습하지 않은 데다가 4년 만에 배우기 시작하니 당연히 곡 연주는 무리다. 악기 관리도 잘되지 않았던 터라 세척도 필요하다. 이왕이면 새것 하나 구입할까. 점점 일이 커진다.


플루트, 글쓰기와 닮았다.


첫째, 매일 연습해야 한다.


매일 연주하지 않으면 실력 늘지 않듯이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가끔 쓰는 글은 문장력이 늘지 않는다. 악기 연주도 글쓰기도 '매일'이 전제가 되어야 실력이 는다.


둘째, 아마추어는 연장 탓만 한다.


플루트 실력도 부족하면서 E 메커니즘 키가 있는 악기를 사고 싶다. 초보 작가이지만 가볍고 예쁘장한 노트북 결제하고 싶다. 돈 아끼느라 중고 플루트 샀었고(이전에 새것 샀다가 중고로 판 경험이 함정) 노트북도 집에서 프로그램 깔 수 있어서 저렴하게 구입했었다.


셋째, 기초가 중요하다.


플루트도, 글쓰기도 기초부터 시작해야 한다. 연주하고 싶어 가져간 악보 한 곡만 몇 달을 연습하여 무대에 서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그것뿐이다. 차근차근 연주 실력을 쌓지 않는다면 해당 곡 외에 다른 곡은 능숙하게 연주할 수 없다. 음정과 리듬 등을 살리는 것도 어렵지만 갑작스러운 음 높낮이 변화에 맞게 운지를 박자에 맞게 바꾸는 일은 기초를 쌓아 매일 연주한 자에게만 가능하다. 한 편의 글이 잘 써지는 바람에 선배 작가나 이웃에게 칭찬받을 수는 있지만 '잘 쓰는' 실력이 유지되려면 앞서 말했듯이 '매일' 쓰는 사람이어야 가능하다.


넷째, 선생님 앞에서는 깨갱한다.


플루트 레슨을 받다 보면 혼자 부를 때에는 제법 잘 부르는 것 같은데 강사 앞에서 확인받을 때만 연주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적어도 나의 경우 그러하다. 글을 쓰다 보면 내 글이나 다른 작가 글 잘 썼다고 감탄하는 경우 있었으나 "문장 수업"에서 수정되는 과정을 보면 내 글도 고칠게 많을 것 같아 금세 입을 다물게 된다.


다섯째, 서로 연결된다.


플루트를 불면서 글쓰기와 닮았다고 생각이 들어 스마트폰 꺼내 메모했다. 글을 쓰면서 플루트 관련 적어둔 것 열어 플루트 이야기를 글로 풀어낸다.


이 두 가지 서로 관련 없어 보였지만, 나 '백작'은 글 쓰는 플루티스트가 되려나 보다. 글 쓰는 플루티스트가 되려나 보다. 코로나로 인하여 악기 연주 중지되었을 때 글쓰기를 만났다. 대학 입시 때 논술 없는 곳 골라 시험 치던 내가 책쓰기 수업 덕분에 글쓰기 좋아하게 되었다. 음악 전공 못했던 아쉬움과 후회도 사라질 정도다. 자이언트 북 컨설팅 책쓰기 정규과정 들어온 덕분이다.


2년의 시간이 흐르고 나니 다시 플루트 레슨을 신청했고 그 과정까지도 글로 풀어내고 있다. 플루트, 글쓰기와 닮았다. 플루트와 글쓰기. 백작만이 풀어낼 수 있다. 지금이 좋다.


그런데…… 플루트는 새것 사면 안 될까. 잠실 교보 행사 특별 연주 핑계 대볼까.




백란현 작가의 책쓰기 무료특강 신청서


7월 8일 (토) 오전 10시


https://forms.gle/JggdyXJ3ai6msQzz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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