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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Jul 02. 2023

내 "기분" 왜 이래?

생리 터졌다. 며칠 동안 내 기분 오락가락한 이유를 알았다. 그리고 갈까 말까 고민이 시작되었다. 나비 모임까지 하고 집으로 되돌아가면 지하철 1시간, 버스 30분. 용궁사까지 가게 되면 교통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용궁사에서 집까지 2시간 30분에서 3시간 걸린다. 어떻게 해야 하나. 덥다. 찝찝하다.


집으로 바로 갈까. 100번도 넘게 생각한 것 같다. 용궁사에서 김해 장유까지 대중교통 조회만 다섯 번 정도 했나 보다. 길치 티를 내는 거지. 서울, 광주 등에서 오신 작가님들 가는 것 보고 나도 집에 가야 하지 않겠나 싶어 용궁사로 향했다. 운전을 해주시는 작가님 덕분에 나비 모임 장소에서 용궁사까지 편히 이동했다. 차 안에서 나누는 소소한 대화로 기분이 괜찮아지는 것 같았다.


용궁사는 더웠다.


부산종합터미널 근처, 지하철은 종점이라 지하철 타기만 하면 출발인데. 어느 방향으로 타야 하는지 고민했다. 환승할 때마다 폰 확인을 하다 보니 길이 익숙한 사람보다는 간이 더 걸렸다.


부산종합 터미널에서 우리 집 장유까지 2시간 30분 걸렸다. 부산 김해 경전철에서 내려서 교통카드 태그 한 후 빠져나왔다가 화장실 찾으니 안 보인다. 화장실부터 갔다가 나왔어야 했다. 화장실 사용하려면 다시 교통카드 태그를?




내 "기분". 하루에도 여러 번 바뀐다. 나의"기분"으로 인해 일정에 영향받지 않으려고 세 가지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다.


첫째,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기분과 일정을 분리하여 생각한다. 점심 식사 후 부산 일정 고민했지만 무사히 용궁사에도 다녀왔다. 안 갔어도 기분 찝찝했을 터, 다녀왔기 때문에 작가님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둘째, 기분 가라앉는 상황이 느껴질 때 일에 몰입한다. 요 며칠 생리 전 증후군이었나 보다. 몰랐다. 오히려 날씨 탓만 했다. 그리고 부크크 원고 만드는 일에 열중했다. 혼자 하는 일이라 내가 무엇 때문에 바쁜지 다른 사람은 모른다. 틈만 나면 노트북을 열었다.


셋째, 내 기분에 대해 글로 쓴다. 이 부분은 예쁜 키보드도 한몫하는 것 같다. 순간순간 변덕을 부리는 내 기분에 대해 키보드 두드려 블로그에 쏟아낸다. 그리고 발행 전에 정돈? 한다. 공개하지 못할 글은 오려서 네이버 메모에 붙여둔다. 글 조각이 휴지 조각으로 바뀔 수도 있지만 우선 메모 형태로 보관한다.


예전에는 좋아하는 친구에게 내 이야기를 길게 하고 싶었다. 세 시간씩 통화할 수도 있었다. 글은 길어지면 남는 게 있지만 수다는 그렇지 않다. 나의 입 운동으로 인해 사랑하는 친구의 시간을 빼앗으면 안 된다. 내가 쏟아낸 푸념이 그 사람에겐 스트레스가 될지도 모른다. 듣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친구의 어려움을 들으면서 나도 자라는 것 같다.


푸념도 늘어놓고 필요하다면 욕도 쓰고 그렇게 내 기분을 관리해야겠다. 욕은 혼자 보는 곳에 쓰지 뭐.


"글쓰기" 내 삶에 깊숙이 들어왔다.


https://forms.gle/JggdyXJ3ai6msQzz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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