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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Jul 11. 2023

나만 웃고 있더라

3년째 자이언트 북 컨설팅 줌 강의를 듣고 있습니다.

"백작은 처음엔 안 웃었어."

"웃을까 말까 하는 표정으로 변했지."

대학 2학년 때 앞니 세 개 깨졌습니다. 샌들 신고 미끄러졌죠. 그 후 잘 웃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십 대 초반부터 얼굴 팔자 주름도 신경 쓰였고요. 웃지 않고 살았습니다.

초임 교사 시절 무섭게 보이고 싶어 웃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엄하게 아이들을 가르쳤습니다. 특히, 예절, 질서, 규칙 강조했죠. 지금도 가르쳐야 할 중요한 키워드이지만 가르치는 방식에 있어서 무서운 척했던 것 같습니다.

줌 수업에서 화면을 켜는 것조차 부담을 가졌던 제가 이은대 대표님 진행하는 책쓰기 강의 덕분에 웃는 얼굴로 바뀌었어요. 유머 때문에 웃고 대표님이 웃을 때 저도 따라 웃고요. 대표님의 유머에 줌 채팅에 함께 웃자는 의미로 내용도 남깁니다. 단순하게 ㅎㅎㅎ, ㅋㅋㅋ도 쓰지요.

대학원 줌 수업 교수님과 첫 대면하는 시간 저는 화면을 빨리 켰습니다. 그리고 미소를 지었습니다.

교수님이 그림책 관련하여 책을 사는 행위에 대해 가족들의 반응 이야기를 했지요. 저는 자이언트 수업에서 하듯이 채팅창에 글을 올렸습니다.

"집집마다 남편이 문제."

잠시 대학원 동기들이 웃었습니다.

그러나 곧 동기들 표정은 굳어졌습니다. 이해합니다. 더운 여름, 종일 학생들과 생활하느라 얼마나 고단했을까요?

저는 부장이라 동 학년 고민도 들어보고 해결 방법도 이야기 나눴죠. 메신저로 제출한 자료인데, 부장님이 아직 안 보내줬다며 수업 중 독촉 연락 주는 직원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다시 자료를 발송했습니다. 업무 중에도 화내지 않습니다. 이제 웃습니다. 자이언트 수업에서 공급받은 미소, 제 생활에 스며들었습니다.

나만 웃고 있던 줌 화면. 함께 공부했던 대학원 동기들도 웃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저는 글쓰기, 책 쓰기를 가르치는 것보다 내 삶을 통해 오늘 하루의 태도를 가르치는 코치가 우선 되어야겠다는 마음도 가져봅니다.

귀한 오늘을 마무리하며 웃습니다. 화장품으로 감추었던 눈가 주름이 지금 선명하게 보입니다. 주름도 앞니도 문제 되지 않습니다. 내일도 밝게 살아보겠습니다.

https://blog.naver.com/true1211/223150140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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