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백란현 작가 Aug 15. 2023

같은 아파트에 사는데 내가 바빠서

"언니, 언니는 내가 이사 가도 우리 집에 놀러 올 시간 없겠네."

갑자기 전화 와서 하는 말. 서운함이 묻어 있다.


직장에서 만난 동생이자 친구로 지내는 서 선생, 계약한 집 리모델링 중. 나에게 바닥 재질도 물어보고 베란다 사이즈도 물어봤었다.


오늘 오전에 들어온 전화를 받지 못했고 전화도 하지 않았다. 일하느라 까먹었다. 늦은 저녁 내가 강의안 수정하고 있는데 서 선생에게 전화 왔던 것.


"응, 시간 없다. 월요일 라이팅 코치 수업, 화요일 글빛백작 수업, 수요일 자이언트 정규과정, 목요일 문장수업, 금요일 전자책, 토요일 정규과정과 잠실, 일요일 천무..."


내가 바쁘다는 걸 말할 수밖에 없었다. 전화받는 동안에도 내 눈은 피피티에 가 있었다. 미안하지만 내 시간을 쪼개기 어렵다.


서 선생을 아끼고 좋아한다. 서 선생과 통화하고 대화하는 시간, 함께 걷는 시간 좋다. 문제는 내가 시간을 따로 확보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만큼 내가 챙겨야 할 업무는 뒤로 밀린다. 내일도 갑자기 직장에서 호출 왔다. 계획된 일정에다 갑작스러운 부장 업무로 인해 출근해야 한다. 마음이 더 급해진다.


지금은 내가 벌여놓은 일을 잘 해결해야 한다. 함께 글 쓰는 사람들 챙겨야 하고 직장 일 또한 우선순위로 해결해야 한다.


서 선생과 나의 관계를 바라보다가 서 선생의 모습이 내 모습임을 발견했다. 나도 연락하고 싶고, 함께 하고 싶은데 상대방은 바쁘니까. 서 선생 덕분에 내 모습 객관적으로 보게 되었다. 서 선생의 전화를 받으면서 역지사지 마음 조금 생겼다.


https://blog.naver.com/true1211/223184224458


매거진의 이전글 휴가 없는 여름이 지나갑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