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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Aug 24. 2023

방학 개학 구분 없이 오늘을 알차게 사는 3가지 노하우

학생과 교사는 방학을 기다립니다. 방학을 맞이하여 부족한 영역에 대한 공부도 하고 싶고 휴식 시간도 가지고 싶기 때문입니다. 방학이 다가올수록 무엇을 해볼까 실천할 거리를 메모해 보기도 합니다. 읽고 싶은 책, 방문해 보고 싶은 곳, 친구랑 만날 약속 등 방학이 다가올수록 메모 양은 늘어나지요.

실제로 방학기간을 보내다 보면 일주일 단위로 시간은 금방 지나갑니다. 개학이 다가올수록 해야 할 일에 부담을 가지지요. 마음 무겁게 개학 첫날을 맞이하면 학생들은 겨울방학 날짜 언제인지 물어보기도 합니다. 저도 궁금해지더라고요. 함께 학사일정도 확인합니다.


방학을 알차게 보내려는 계획만큼 실천은 쉽지 않습니다. 실천을 다 하지 못할 것을 뻔히 경험했음에도 일 년에 두 번 있는 방학을 어떻게 보낼지 계획만 무성했던 건 아닌지 그동안 방학을 되돌아봅니다. 현재 저희 반 학생들은 단톡방에서 매일 하루 계획과 독서 인증 사진을 올리고 있습니다. 개학 날이 다가올수록 점점 참여도가 떨어집니다. 단톡방을 나가기도 하고요. 처음 마음과 다르게 실천력 부분에서 힘이 조금 빠진 것 같습니다. 실행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 보니 다시 등교해서 공부해야 하는 개학 첫 주는 학생 및 교사에게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방법이 있습니다. 방학을 어떻게 보낼지 계획하던 마음도, 개학이 다가오니 후회되던 생각도 모두 편안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입니다.

첫째, 방학기간과 등교 기간에 일정한 루틴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 방학 시작하는 날짜에 대구교대 교육대학원 계절제 강의를 들으러 학교에 갔습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 여섯 시간 강의를 15일간 들었고 저녁에는 과제를 해결했었습니다. 대학원 과정을 마무리한 후에는 개학까지 남은 13일 동안 아침에 경남 거주 학생 다섯 명과 실시간 쌍방향 글쓰기 수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출근하듯이 같은 루틴을 유지하니 일어나는 시간도 늘 고정되어 있습니다. 늦잠 자는 일 없이 방학을 보내니 몸도 마음도 가볍습니다.

학생들도 루틴을 유지하고자 아침에 일어나 오늘 할 일부터 메모해서 채팅방에 올리라고 부탁했었습니다. 가정에서도 오전에 공부나 취미생활할 여건을 만들어 두기도 하지요. 저희 집 아이를 예를 들면 돌봄교실이나 스터디 카페에 가기 등 오전 시간 활용 방법은 자녀와 함께 의논하겠지요.


둘째, 방학 때 실천하고 싶은 계획은 많겠지만, 이전보다는 가짓수를 줄여 못다 한 일이 있을 때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저와 자녀의 방학을 시간 단위로 할 일을 표에 기록한 적 있습니다. 실천하기 어렵더군요. 특히 3일에 1권씩 책 읽는 방학을 보낸 적도 있었는데요, 책 읽는 속도가 느리니 종일 책만 붙들게 되었고 나머지 계획은 전혀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예를 들어 운동하기나 집안 정리 등 기타 하고 싶었던 내용은 포기했지요. 책만 종일 읽은 것도 나름 유익했다고 봅니다. 그러나 사전에 많은 일을 계획한 시간과 실천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으로 인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아이들 계획도 독서, 운동 등 빡빡하게 시간을 짜다 보니 어느 순간 모두 안 하게 되더라고요. 할 일 리스트를 줄일 필요가 있겠다 싶고 주말 중에서 오전이나 오후 등 텅 빈 시간을 마련하여 주중에 해결 덜 된 공부나 할 일을 채우는 시간으로 삼아도 될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 이번 방학에는 학생들 쌍방향 수업 외에도 연수 105시간 신청을 해둔 상태였습니다. 내용도 독서 인문교육이라 충분히 관심 있었고요. 그런데 제대로 듣지 못해서 연수원 별로 저의 학습 진도를 챙기는 전화를 받게 되었습니다. 작가로서 초고 쓰기, 퇴고의 과정, 책쓰기 특강 준비 같은 일도 있긴 했지요. 방학 때 빡빡한 일정을 예상했음에도 연수 105시간 신청한 욕심 때문에 지금은 잠을 줄이는 상황입니다. 방학엔 하고 싶은 일 많겠지만 목표를 조금 줄여도 괜찮겠다고 생각합니다.


셋째, 무엇보다도 방학과 개학이라는 이분법적인 마음가짐을 없애야 합니다. 나에게 주어진 하루의 삶에 충실하려는 태도를 가지면 방학이라서 방방 뜨고, 개학이라 지옥 가는 것처럼 여기는 감정 기복은 줄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첫째 방법 루틴 유지와 일맥상통하지요. 루틴 유지하면 방학과 개학을 나누는 마음은 줄어듭니다. 방학은 방학이라 감사하고 개학은 개학이라 즐겁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평소 출근하면서 저는 웃는 연습을 합니다. 일을 시작하기 전 기분 좋게 만들기 위해서지요. 근무지 교실에 들어가면서 목소리 톤을 높입니다. 아이들에게 보고 싶었다는 마음을 적극적으로 드러냅니다. 제가 학생이라면 밝은 얼굴로 웃어주는 교사를 좋아하겠다는 생각 때문이지요. 저라고 아침 시간에 짜증 나는 일이 없겠습니까? 근무를 즐겁게 하기 위해서 쇼를 하는 겁니다. 걸어가면서 웃어보고요. 바쁜 출근길이지만 웃는 셀카도 찍어봅니다.

학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등교했을 때의 좋은 점 분명 있습니다. 스스로도 규칙적인 생활할 수 있고요. 친구들도 만날 수 있지요. 학생이나 교사 모두 오늘 내가 실천할 일에 집중하면 방학과 개학 구분 없이 하루, 일주일, 한 달 단위로 스스로가 이룬 실적(?)에 대해 돌아볼 수 있겠습니다. 저는 매일 책 읽기, 매일 책 읽어주기, 매일 글쓰기 세 가지 챙겨보려고 합니다. 기존 해왔지만 지금부터 확실히 목표로 해주어야겠다 마음먹습니다.


학교 갈 때보다는 방학 때 시간을 나 스스로 계획할 수 있어서 감사하지요. 매일 학교 갈 때에는 학교생활을 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주어진 상황에서도 고맙게 여길 일은 많습니다. 학생들이 이해할지 모르겠지만 과거 부모님들은 공부하고 싶어도 형편상 학교 갈 수 없었던 상황도 있었습니다. 친정 부모님 통해 늘 듣고 자라서 제 머릿속에는 학교에 대한 동경이 있는 편입니다. 아이들과도 2023학년도 남은 기간 의미 있게 보내길 기대합니다.

개학 일주일 남았습니다. 출근할 곳 있어서 기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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