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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Oct 05. 2023

학년부장 경주 현장학습 에피소드, 사는 게 글쓰기입니다

경주 현장체험학습 다녀왔습니다.


참가 희망 학생 명단과 오늘 결석한 명단을 대조해봐야 합니다. 학교 카드로 입장료 결제를 해야 하므로 인원수 확인은 정확해야 합니다. 세 명이 참여하지 못했군요. 면제자도 고려해야 하므로 버스 안에서 계산했습니다.


천마총 입장하기 전에 학생들 화장실부터 가게 해야지요. 저는 150여 명 매표를 했고 학생들은 줄 서서 화장실 간 학생을 기다립니다.


두 가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아픈 학생과 폰을 잃어버린 학생 문제입니다.


학생 한 명이 계속 배가 아프다고 합니다. 시간 조금 지나면 괜찮겠지 했는데 아니더군요. 천마총 둘러보고 첨성대까지 왔는데 두통까지 있다고 합니다. 체육 선생님이 가지고 있었던 구급 가방에서  어린이용 진통제를 우선 먹여보았습니다. 여전히 배를 잡고 있습니다. 좀 더 걸어야 하는데 저는 앞장서야할 입장입니다. 체육 선생님이 아픈 학생 옆에서 나란히 걸어오네요.

 

첨성대에서 단체 사진 찍고 가려고 하는데 다른 반 학생이 스마트폰을 천마총 화장실에 두고 왔다고 합니다. 담임 선생님 해당 학생과 폰 찾으러 다녀올 수는 없는 일입니다. 함께 온 체육 선생님께 부탁드리고 전체는 석빙고 쪽으로 이동합니다.


경주 박물관 마당에 들어왔습니다. 전체 학생들에게 밥 먹을 자리에 가방을 두고 조별로 관람 안내도 한 후 배아픈 학생을 의자에 앉혔습니다. 구급 가방에서 백초 시럽을 꺼내 먹였습니다. 진정되는 가봅니다. 안심했습니다. 시럽도 효과가 없으면 인근 병원에 데리고 가야 하나 병원과 거리, 진료시간 검색하고 있었답니다.


천마총에서 체육 선생님과 같이 폰 찾으러 간 학생은 폰은 못 찾고 걸어오고 있습니다. 폰 주인 표정이 어둡습니다. 운 것 같기도 하고요. 담임교사가 있으니 제가 직접적인 도움이나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이 쓰입니다.


학년 카톡 체육 선생님이 동선을 물어보길래 네이버 길 찾기 지도에서 동선 캡처해서 보내드렸습니다. 동 학년 카톡이 업무용으로 쉴 새 없이 내용이 이어집니다.


천마총에서 폰을 찾았나봅니다. 연락이 되었습니다. 담임 선생님과 저는 폰을 어떻게 가지러 갈 것인가 이야기 나누기 시작했지요. 박물관에서 학생들과 관람과 식사를 끝낸 후 불국사 이동할 때 우리가 타고 온 버스 한 대만 천마총 쪽으로 들렀다 가자 할까. 택시를 타고 다녀올까.


결과적으로 택시로 왕복해서 폰을 찾아오기로 했습니다. 누가 갈 것인가 해결해야겠지요. 영어 선생님이 택시 타고 천마총 갔다가 다시 택시 불러서 경주 박물관으로 오기로 했습니다. 택시비 내라고 제 카드 드렸습니다. 부장이라 이렇게 해야 마음 편하겠다고요. 영어 선생님이 많이 안 나오는데 선생님이 내신다고 하네요. 많이 안 나올 거니까 제 카드 쓰시라고 했습니다.

학생들은 버스에 모두 탔습니다. 버스에 태운 후 불국사에 가야 하는데 아직 폰 가지러 간 영어 선생님이 오지 않았습니다. 제가 전화 걸어서 택시 기사에게 버스가 있는 주차장 안쪽까지  태워달라고 말하게 했지요. 박물관 입구부터 주차장까지 걸어들어오는 시간이라도 줄여야 하니까요.


불국사에 갑니다. 천마총에서부터 들리는 소리는 언제 밥 먹냐, 식사를 마치고 나니 언제 집에 가냐고 아이들은 묻습니다. 불국사 갔다가 집에 간다니 계속 걷냐고 또 묻네요. 불국사 주차장에서 다보탑 있는 곳까지는 걸어야 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여섯 반이 버스에서 내려서 불국사 올라가다 보니 뒷반은 하차가 늦더라고요. 불국사 관람 시간을 더 확보하고자 카톡상에 의논이 이어집니다. 집합해서 아이들 화장실 다녀오게 한 후 버스 탑승까지 1시 40분 예상했는데 10분씩 늦어졌습니다. 예상보다 10분 늦어진다는 점 1호 차 기사님과 통화를 하였습니다.


불국사 출발한 후 학교 교무실에 전화를 했습니다. 경주에서 출발한다고요. 내비게이션 켜 보니 예상보다 10분 늦어지겠더라고요. 2시 50분 불국사 출발했는데 1반 버스 기준 내비게이션 상 4시 10분 도착 예정이라고요. 차량마다 도착시간 차이 날 수 있겠다고, 폰을 활용하여 5학년 전체 알림장 발송했습니다.


여기까지 하고 나니 부장 긴장도 풀립니다. 잠이 옵니다. 안 됩니다. 4시 7분에 학교 정문 도착했습니다.

아이들 차 조심 시킨 후 하교, 저는 교감선생님 만난 후 행정실 카드 반납과 지출 금액 단가와 인원수 알려주었습니다.


천마총, 첨성대, 석빙고는 사전답사 다녀온 선생님이 추가 코스 제안했기에 계획에 반영된 장소입니다. 이로 인하여 처음 예약한 경주 박물관 시간이 10시에서 1시로 변경하긴 했지만 관람 코스가 좋았습니다. 걷는 시간이 길긴 했지만 신라 땅에 와 있다는 사실, 첨성대, 금관 등 눈앞에서 볼 수 있어서 사회 공부에 도움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학년부장으로 가게 되었으니 매번 긴장했습니다. 큰 사고 없이 복통도 해결했고 스마트폰도 찾아서 다행이었지요. 담임 외에 체육, 영어 선생님 모시고 간 점은 신의 한 수였지요. 다른 학년 수업이 있었음에도 조정한 후 참여했습니다.


4년 전 비 오는 날 경주에 현장학습 간 적 있습니다. 그때도 제가 학년부장이었습니다. 비는 오고 아이들은 힘들다고 했습니다. 한 명은 가방을 박물관 식사 장소에 두고 와서 다시 가지러 간 적도 있습니다. 저는 일곱 개 학반을 인솔해야 했고요. 그날 인상 엄청 쓰고 돌아다녔습니다. 제 표정을 어디서 볼 수 있냐면 학생들이 찍은 사진에 가끔 저도 모서리에 찍히게 되더라고요. 그 표정은 공개될까 두려울 정도로 무섭고 엄합니다.


작가가 된 이후에는 처음 학년부장을 합니다. 선생님들의 의견을 듣는 귀가 생긴 것 같아요. 제안해주는 내용에 대해 저도 제 생각을 잘 말합니다. 그러나 선생님들이 왜 의견을 내는지 까닭이 느껴집니다. 아직 부족한 점 많겠지만 수용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작가 삶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출장을 다녀온 지금은 누워서 쉬는 게 순서였는데 이렇게 블로그에 흔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작가로서 달라진 점입니다.


저와 함께 작가 삶 함께 할 분들을 찾습니다.

사는 게 글쓰기입니다.



https://blog.naver.com/true1211/223226691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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