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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Oct 07. 2023

병원에서 양궁 경기를 보면서

사는 게 글쓰기입니다

부산큰솔나비 다녀오는 길, 버스에서 내렸다. 빠른 걸음으로 5분 걸으면 우리 집이다. 다음 주 중에 시간을 내어 산부인과 검진하려고 폰에 메모하다가 지금 가자 싶어서 근처 산부인과 위치를 검색했다. 병원 들러 접수하고 의자에 앉았다. TV 소리가 들렸다.

마음 같아서는 《비폭력대화》마저 읽어야겠다 생각했는데 오랜만에 본 TV에 눈이 갔다. 특히, 아시안게임 양궁 경기에 관심이 생겼다. 중국 선수 두 명이 동메달 결정전을 하는 장면과 한국 선수 두 명이 금메달과 은메달의 주인 가리는 경기가 이어졌다.

양궁에 대해 잘 모르지만 독서교육 업무하면서  국가대표 양궁 감독이었던 서거원 저자를 2011년에 초대한 적 있었다. 양궁 하면 내 머릿속에는 독서교육 업무가 떠오른다.


어쨌든 오늘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볼 기회가 생겼다. 한발씩 쏘는 걸 보니 내가 긴장되었다. 중국 선수끼리 할 때에도1,2점 뒤따라가는 선수를 응원하게 되었다. 한국 선수끼리 경기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한국 대 중국으로 경기가 되는 것은 아니라 질까봐 걱정하진 않았지만 메달 색깔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선수 입장에서는 지면 안 되는 경기였다.

9점 가까운 8점에 쏘았을 때 아깝다 생각했다. 10점 가까운 9점을 쏠 때에도 마찬가지다. 9점이라 다행이 아니라 10점에 들어가지 못해서 아쉬웠다. 1,2점 차이로 승부가 갈리니 조금이라도 더 높은 점수를 받길 바라면서 응원하고 있었다.

활을 쏘기 직전 선수 표정을 눈여겨봤다. 활시위 당기는 모습이 비장하다. 확신과 집중력이 있어야 경기에 임할 수 있겠다 싶었다. 내가 10점에 쏠 수 있다는 확신과 경쟁자의 경기 과정에 흔들리지 않고 내 경기에만 몰입하는 집중력. 화살 하나에 최소 4년의 세월이 들어가 있다.


나는 4년 전에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기억나는 건 제대로 책 좀 읽어보자 생각했고 '미라클'이란 단어에 꽂히기 시작했다는 점. 책에 답이 있겠다고 어렴풋이 마음먹은 점이다. 책쓰기 강의가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던 시기였다. 3년간 책쓰기 강의 들었고 지금도 배우고 있다. 내 삶에 집중하여 계속 글 쓰면 다른 사람에게 분명 도움 된다는 확신 생겼다.

선수들의 훈련 기간만큼 독서와 글쓰기에서 누적된 기간이 필요하다. 일주일에 두 번 이상 들었던 책쓰기 강의 내용이 내 안에도 쌓였다는 게 느껴진다. 라이팅 코치로서 정규과정 4주 진행했고, 무료특강 9회 진행했다. 3년의 시간 동안 들었던 내용을 내 글에서도, 강의에서도 아웃풋이 되면 좋겠다 싶고, 강의도 수강생이 잘 이해하도록 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


병원 방문, 양궁 경기 시청, 교실에서 수업하기. 사는 게 글쓰기다. 독자이자 작가로 살다가 코치의 삶도 시작했다. 살아내고 글로 표현하는 과정을 4년간 누적시킨다면 많은 예비 작가들의 출간을 돕는 결과도 쌓일 것 같다.


오늘 만난 부산큰솔나비 선배 한 명도 공저를 쓰기 시작하면서 글쓰기 재미와 가치를 알게 되었다고 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행동도 긍정적으로 바뀌는 중이라고 조원들에게 말했다. 갓 쓰기 시작한 선배의 말을 들으면서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사는 게 글쓰기다. 쓰기 위해 긍정적으로 살고자 애쓴다. 어려운 순간이 와도 쓰는 행위 덕분에 오늘에 의미를 부여한다. 병원 간 일 특별해 보이지 않지만 사는 게 글쓰기인지 아는 나는, 오늘도 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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