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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Oct 08. 2023

작가 되려면 약속부터 지켜야

유명해지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추가 수익도 얻고 싶었지요. 책부터 쓰려고 했습니다. 마음이 급했습니다. 책쓰기 지식 하나도 없으면서 목차 요청 과제부터 제출했습니다. 저서 있는 교사가 되어 직무연수 강사가 되는 게 1차 목표였거든요. 어떤 분야를 써야 될지 고민하다가 수학 교육서 쓰기로 했습니다. 도서관에서 수학교육 관련 책 20권을 빌렸습니다. 읽어보니 다 아는 내용이었습니다. 그중에는 초등 내용이 중학 과정으로 올라갔는데 여전히 초등 수학으로 기록해 둔 내용도 있었습니다. 인기 있다고 훌륭한 교육서는 아닌가 보다 생각했습니다. 제가 더 잘 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한 달 책 쓰기 강의 듣고 집필 시작하려니 쉽지 않았지요. 쓰다가 멈췄습니다. 출간한 저자에 대해 감사하고 존중하는 마음 가지게 되었습니다.


수강료 본전은 뽑아야겠고, 책은 네 달 동안 써지지 않았습니다. 방법은 하나뿐이었습니다. 멈추지 않고 매주 강의 듣는 것입니다. 속상한 날에도 강의 들었습니다. 친정 아빠가 암 수술할 때도, 학부모가 교무실에 찾아와 저의 단점을 말할 때도, 줌에 접속했습니다.

저자 특강이 있을 때에는 내 스케줄을 포기했습니다. '자이언트 북 컨설팅' 일정에 나의 계획을 맞추었습니다. 제가 낸 100만 원은 세 자매 엄마로서 처음 투자한 공부 비용이었습니다. 강사에 대한 신뢰는 있었지만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멈칫했었습니다. 평생회원으로 등록한 후부터는 무슨 일이 있어도 공부를 우선순위로 두었습니다.

공부 시간을 지키는 사람. 변수를 두지 않는 작가. 작가도 출근하는 직업과 동일하게 생각하게 되었지요.


3년간 공부하면서 저는 유명해졌을까요?

김해 독서 대전이 있습니다. 김해시민 작가 여러 명이 각각의 부스 운영한다고 인스타에서 읽었습니다. 백란현한테는 연락이 없습니다. 동네 도서관 사서와 그림책 작가가 저에게 말한 적 있습니다.

"시청에 전화 한 번 해봐요. 출간 작가라고, 모 작가는 자기 책 도서관마다 기증하고 도서 등록했는지 안 했는지도 물어봐요. 백쌤도 이런저런 활동을 하세요."

김해에 살지만 작가라고 시청에 전화한 적 없습니다. 어쩌면 김해 독서 대전 운영도 먼저 나서서 신청해야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6년 전 함께 근무한 부장 선생님이 연락 왔습니다. 응원한다고요. 이 문자 만으로도 과거보다는 계속 집필하는 사람으로 알려졌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명하지 않지만 작가하길 잘했다 생각합니다. 매일 읽고 쓰는 작가이자 다른 사람에게 내 이야기를 전해서 조금이나마 조금 주는 사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내가 정한 스케줄은 펑크 내지 않는, 약속을 잘 지키는 자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는 그렇습니다.

지난 목요일 현장체험학습 경주에서 김해 돌아오니 4시가 넘었습니다. 2시 30분부터 독서지원단 출장이었거든요. 늦었지만 카카오택시를 불러 우리 학교에서 출장지 학교에 갔습니다. 10분 뒤에 회의가 마쳤네요. 한 분 선생님이 말씀하셨어요. "백쌤 안 와도 될 뻔했네요."

10분간 참여했다고 해서 제가 괜히 갔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약속했으니 참여하는 것입니다. 먼저 오셔서 수고해 준 지원단에게 고마운 마음 가득했습니다.


집에 돌아가는 길, 사서 한 분께 태워달라고 부탁했더니 함께 가자 합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게다가 함께 걸어간 전담 사서 네 분께 라이팅 코치이자 다작하는 작가라고 저를 소개하게 되었고요.

먼저 코치라고 입 밖에 꺼내지 않았습니다. 경남 독서 한마당 도서 선정 위원으로 두 번 창원에 출장 갔었는데 거기서 저를 봤다고 하면서 먼저 인사해 준 사서 덕분에 제가 하는 라이팅 코치 일을 말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감사할 수가. 사서 사이에서 이름을 알리게 되니 유명해진 것 맞습니다.


독서 한마당 도서 선정위원 참석도 약속을 지킨 대가지요. 삶에 우선순위를 정합니다. 약속한 스케줄은 펑크 내지 않고 참석합니다. 교사이자 작가의 업무를 처리해 나가면서 저는 약속을 지키는 태도를 배웠습니다. 제가 듣기로 신청했던 줌 강의도 펑크 내지 않고 참여합니다. 초등 교사 강 작가님 강의하신다 해서 강의 들었고 학부모 상담 때 응용하고 있습니다. 고학년 담임 구해준다고 해서 신청한 달리 샘 강의도 듣고 2학기 운영에 도움받고 있습니다.


유명해지고자 듣기 시작한 책 쓰기 강의 덕분에 오늘도 약속을 지킵니다. 저서에 쓰여 있는 대로 읽고 씁니다. 다른 사람에게 글 쓰는 삶을 전하기로 했으니 코치로서의 강의도 챙깁니다. 학생들에게 일기 쓰라고 했으니 저부터 글을 씁니다. 작가가 되려면 약속부터 지켜야 합니다. 나와의 약속 지키기가 출간 후에는 독자와의 약속 챙기는 일로 연결될 수 있으니까요.





10월 10일 (화) 오후 9시

[글빛백작] 책쓰기 정규과정 3기 개강

https://blog.naver.com/true1211/223230818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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