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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Oct 20. 2023

잠실 교보 사인회 가기 위하여

잠실 교보문고 사인회 내가 주인공이었던 날 포함하여 열네 번 참여했다. 두 달 전부터 남편도 서울 교원 빨간펜 본사에 가서 교육받아야 할 일정이 생겼다. 나의 잠실 교보 사인회 참석 일정과 겹쳤다. 남편이 교육 다녀와야 공부방 회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자격이 된다. 당연히 가야 한다. 그런데 내가 잠실 사인회 중요하다고 다음에 가라고 두 번이나 부탁을 했다. 셋째가 1학년. 아빠가 집에 있으면 내가 마음 편히 잠실 다녀올 수 있다. 교보문고 작가 사인받고 식사 장소에서 서로 이야기 나누는 것에 대하여 남편은 반대하지 않는다. 편히 다녀오라고 한다. 중간에 어디에 있냐 뭐 하냐 같은 전화도 안 한다. 한두 번 전화 오는 경우는 큰딸이나 둘째 딸이다. 아빠가 외출한 사이 본인들이 먹고 싶은 간식 배달을 나에게 시켜달라고 전화하는 정도다.


11월엔 가지 못하겠구나 생각했다. 막내 희윤이랑 같이 비행기 타고 갈까 생각하고 표 예매를 했다가 취소했다. 둘째와 셋째 둘이 집에 있겠다는 말에 그렇게 해도 될까 싶어 마음 결정했다가 내가 안 가는 것으로 정했었다.


그런데 가고 싶다. 잠실 교보. 지금껏 빠지지 않았는데 한 번 빠지면 아쉬울 것 같았다.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터에 추석 연휴를 맞이했다. 동생 부부는 창원에 살고 있다. 평소 내가 교사와 작가, 라이팅 코치로 책쓰기 무료특강하는 것 알고 있다. 매일 밤 누나는 연락 안 된다는 것도, 바쁘게 산다는 것 잘 안다. 오랜만에 만났으니 친정집에서 이야기 나누다가 경남 창원/김해 각자 내려오면서 우리 집에 들렀다. 조카에게 희윤이 장난감을 주기 위해서다. 피자를 함께 먹다가 올케에게 물었다. 10월 21일 희윤이 봐줄 수 있는지. 흔쾌히 좋다고 했다. 그리고 동생이 월차를 내겠다고 했다. 동생은 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근무해야 할 수도 있다. 월차를 내어 올케랑 같이 희윤이랑 조카를 같이 보겠다고 하니 어찌나 고마운지.


"만약에 지금 예상과 다르게 일정이 틀어지면 편하게 말해라. 누나가 잠실을 가고 싶긴 하지만 희윤이를 못 봐줄 상황 되면 이번엔 안 가도 괜찮다 "


잠실 가기 3일 전 올케가 전화 왔다. 동생이 감기에 걸렸다고 한다. 혹시라도 독감이나 코로나 면 어쩌나 염려하고 있다고 했다. 아이고야. 갈 거라고 굳게 믿었는데 동생이 아프다고 하니 다시 잠실 가는 일정을 접어야 하나 싶었다. 이틀 뒤 금요일(오늘) 다시 통화하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다.


올케가 다음날 저녁 다시 전화를 해주었다. 희윤이를 금요일 저녁 8시에 데려다주면 다음날 저녁 8시에 집에 다시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동생이 감기는 맞지만 걱정했던 독감과 코로나는 아니라고 했다.


둘째도 처음엔 외삼촌 집에 가기로 했었으나 본인 원하는 대로 집에 있기로 하고 첫째는 친구 만나러 외출을 할 예정이라 했다. 둘째가 원하는 스시만 점심때 배달 시켜주면 되겠다 싶다.


희윤이는 자연드림과 과일 집에서 먹거리를 챙겨서 외숙모 집에 갔다. 어쩌면 부모 없이 삼촌과 외숙모 품에 처음 자보는 거다. 우리 집에서 막내인데 외사촌 동생과 함께 어울리며 누나 역할을 경험해 보는 기회가 생긴 것 같다. 동생 부부에게 고맙다. 잠실 뭐 하러 가냐. 돈 되는 일도 아닌데. 같은 말을 할 법도 한데 매형과 누나의 스케줄을 존중해 주며 휴가까지 사용하니.


남편은 남편대로 나는 나대로 서울행이다. 남편 열차시간 맞춰서, 집에서 5시 30분에 나갈 예정이다. 부산역에서 이은대 대표 토 아침 강의에 접속할 것 같다.


처음에 남편 표를 창원중앙역 출발로 예매했다가 부산역 출발로 변경했다. 나! 부산역 아침에 어떻게 갈까 문제를 해결하려고 고민하다가 남편 출발지를 바꾸 해결이 되었다. 스파크 한 대뿐인 우리 집. 같은 차로 이동하면 새벽과 밤 교통문제는 해결된다. 부산역에서 택시 타고 집에 들어오려고 했던 비용이 비쌀지 주차비가 비쌀지 잘 모르겠지만 우선 교통도 해결되었다.


이은대 대표 강의에서 "사업가의 뇌"에 대해 들은 적 있다. 처음에 잠실 못 가겠다 단정 지었다가 다시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문제 해결에 집중한다.


대단한 성공의 결과는 아니지만 백작, 자이언트인으로서 불가능해 보였던 잠실행을 가능하게 상황을 만들게 되어 스스로 칭찬해 본다.


한숨, 불평 대신 방법을 찾는 사업가형 마인드 이번 기회에 연습했다. 줌에서만 마주하던 자이언트 작가들과 함께 만나 한 달 동안 각자 수고했다고 아껴주고 칭찬하는 날! 잠실 교보 사인회. 서로에게 동력이 되어 준다. 김형준 작가 덕분에, 이은대 대표 덕분에 축제의 날이다.


동료에게 내 것 아낌없이 나누어 줄 터다. 내가 도움이 된다면. 무한대로 나누어 주는 이은대 대표 덕분이다. 내일을 위해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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