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백란현 작가 Nov 01. 2023

다른 사람을 살피면 나도 삽니다

가을 탑니다.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해마다 그랬습니다. 사색에 잠깁니다. 아이들은 돌아가며 아프기도 하고요. 나는 내 일을 잘하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진다고 해서 해야 할 일을 미룰 수는 없습니다. 아이 셋 스케줄도 챙겨보고요, 업무도 진행합니다. 오늘도 독서 사례 보고서 작성하다가 퇴근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걸어볼까 했지만 둘째를 합창단 연습 장소에 데려다준 후 연지공원 들리지 않고 바로 집에 왔습니다. 왕복 1시간 운전이지요. 


갑자기 피곤이 몰려옵니다. 알람을 맞춰놓고 잠들었습니다. 1시간 잤을까요? 글빛백작 줌에 입장해야 하기 때문에 일어났습니다. 식사는 떡으로 대신했습니다. 


생각이 많아지는 기간을 '가을 탄다'라고 정의하려고 합니다. 뚜렷한 이유도 없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저 자신을 돌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이어가 보았습니다. 나를 어떻게 돌볼까. 운동해야겠다 결론내고 댄스학원을 검색했습니다. 요즘 들어 움직임이 줄어든 것 같았거든요. 저와 댄스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왕초보도 가능하다는 말에 전화도 걸어봤지요. 시간대가 평일 오후 7시라 괜찮겠더라고요.


초저녁잠을 잔 후 깨달았습니다. 섣불리 스케줄 추가하면 안 되겠다는 것을.  댄스학원 전화번호와 블로그 링크를 네이버 메모에 입력해두고 고민 그만하기로 했지요. 지난 일요일에 메모한 문장이 보입니다. 


"다른 사람을 살피면 나도 삽니다."


다른 사람을 살펴야겠구나 생각을 해봅니다. 가족은 당연하고요, 지금 진행 중인 공저 작가들, 저를 믿고 따라오는 수강생 작가들 등. 업무로 만나는 선생님들도 챙겨야겠지요. 학생들이야 당연히 살펴야 하고요.


그렇습니다. 가을을 탄다는 것은 핑계입니다. 오늘 해내야 하는 일이 가득 쌓여있는데 일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챙길 사람 생각하니 다시 기분 좋아지네요. 주변 챙기기가 저를 돌보는 방법입니다. 제가 필요하구나 새삼 느끼는 거지요.


가장 먼저 동 학년 회식을 잡았습니다. 그동안 새로 오신 선생님 환영도 못하고 두 달 보냈습니다. 오랜만에 식당으로 퇴근하겠군요. 


저는 유쾌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가을 타보려고 했더니 초저녁잠이 3일째 쏟아졌나 봅니다.


즐거운 마음 회복하고 잡니다. 힘내서 제가 사랑하는 사람 챙겨야지요!

사랑하는 마음 상대방도 알아주면 좋겠습니다.


https://blog.naver.com/true1211/223249491956


매거진의 이전글 말도 마음도 "매일" 전해야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