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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Mar 19. 2024

내 탓이라고 여기는 엄마들에게, 내 이야기로 위로합니다


동료 A가 조금 일찍 퇴근했습니다. 아기가 입원을 했기 때문입니다. 업무차 오후에 회의를 하기 위해 모였지요. 아기 어떤지 물어보았습니다.

"아픈 게 내 탓인 것 같아요."

"엄마 탓은 무슨, 원래 어린이집 다니면 자주 아파요."

밤에 병원에서 자고 아침에 출근할 동료를 생각하니 남의 일 같지 않았습니다. 같이 해야 하는 일이지만 그녀가 먼저 챙기고 있었던 평가 일을 제가 하려고 했더니 본인이 한글 파일 작업을 한 후 병원에 가겠다고 합니다.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업무 중에 아기 생각나서 편치 않았을 텐데 일적인 면에서도 깔끔하게 해내는 모습에 그저 감탄했지요.

저보다는 일하는 속도가 빨라 보였습니다. 저는 단어 하나 체크만 해주었습니다.

자녀가 몸이 아픈 것은 부모 탓이 아닙니다. 부모로서 별 탈 없이 건강하게 크면 당연히 기쁘겠지요. 그러나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한 아기가 잔병치레하는 건 흔히 있는 일입니다. 

저도 부모 탓이 아니라는 생각을 처음부터 하지는 않았습니다. 동료 A와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큰딸 희수에게 이유식을 잘 해먹이지 못해서 자주 아픈 것 같았고요. 육아휴직하고 집에서 내 손으로 아기를 키웠다면 감기도 덜 걸릴 텐데 싶어서 저와 희수를 안쓰럽게 생각했었습니다.

희수가 감기에 걸리고 입원했을 뿐인데 마음은 점점 가라앉았었지요. 경제적 여유는커녕 생활 빚 때문에 일하러 가야 했던 일까지도 한탄하며 마음 힘들어했었습니다.

글 쓰면서 알았습니다. 아기가 아픈 것은 엄마의 잘못이 아니란 사실을요.

그리고 직장맘으로서 세 아이 키웠던 저의 경험이 다른 사람에게 잠시나마 에너지를 줄 수 있다는 점도요.

책 쓰면 돈이 될까 싶어 얄팍하게 시작했던 작가 공부였습니다.

지금은 내 이야기가 다른 사람을 돕는다는 사실에 소름 돋습니다.

별것 아닌 일상이라고 여겼던 저의 하루가 "가치"가 매겨지고 있어요. 제가 쓴 글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저의 육아 경험을 글과 책에 썼기 때문에 동료 A의 짧은 하소연에도 공감하고 위로할 수 있었습니다.

엄마 잘못이 아닙니다. 내 탓이라고 여기기 이전에 지금, 오늘 내가 아기에게 해줄 수 있는 정성을 쏟으면 됩니다.

아프지만 웃을 수 있습니다.

내일 동료 A는 피곤한 몸으로 출근하겠지요. 제가 대신 간호를 해줄 수는 없지만 웃어줄 수는 있습니다.

내 안의 빛나는 글이 있습니다.

스스로 내용이 별것 없다고, 쓸 거리 없다고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동료에게 힘이 됩니다.

선한 영향력은 한 줄로부터 시작됩니다.

승진 대신, 작가 삶을 통해 하루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승진 내려놓고 승진한 상사를 바라보니 저를 돕는 사람이더라고요.

작가의 눈으로 오늘도 내일도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글빛백작 오픈 채팅방에는 책쓰기 무료특강, 책쓰기 정규과정, 글빛 열린 특강, 서평단 모집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글빛백작 수강료 인상 전에 평생회원으로 한 식구가 되기를 바라면서 글 마무리합니다.

편안한 밤 보내세요^^

https://blog.naver.com/giantbaekjak/223377669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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