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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Mar 19. 2024

사랑과 예절을 동시에 가르쳐야 할 때

신입생들이 너도나도 선생님을 안으려고 하고 손잡으려고 합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스킨십을 하면서 정을 주고받았겠지요. 저도 아이 셋 키우는 엄마로서 아이들이 사랑스럽습니다. 입학식 하자마자 선생님을 향한 애정 표현을 고맙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어린이들 중에서는 선생님 앞에 적극적으로 좋다는 표현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도 아이들을 마음껏 안아주고 싶지만 교사와 학생 사이에는 예의가 있어야 합니다. 유치원 티를 벗지 않은 1학년에게 예의부터 언급하기는 시기상조인 것 같습니다. 유괴 예방, 성폭력 예방 교육을 해야 할 때를 생각하면, 믿을 만한 어른이라도 학생 입장에서는 조심할 필요가 있겠지요.

신입생들이 선생님에게 안기고, 손을 잡는 행동은 자칫 누구는 예뻐하고 누구는 예뻐하지 않는다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선생님께 적극적으로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선생님이 먼저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질문을 해도 묵묵부답인 경우도 있습니다. 이들은 선생님에게 먼저 다가오지 않습니다. 

신입생 학교생활에 누구보다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모 입장에서도 자녀에게 전해오는 교사의 행동으로 인해 극과 극의 교사상으로 예상할 수도 있습니다. 내 자녀를 예뻐해 주는 교사로 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요. 1학년은 방금 친구와 다툰 일로 교사에게 하소연을 할 때도 갑자기 까먹었다고 말할 때가 있습니다. 집에 가서 오늘 있었던 일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부풀려지거나 축소될 수 있는 일이 교실 속 교사 모습입니다.

그럴 확률이 높진 않겠지만 만에 하나 안기는 학생을 토닥토닥했다나 성추행, 아동학대로 오해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 지금까지 그런 일은 없었지만 사건은 한순간에 커질 수 있습니다. 

학생들의 사랑도 받으면서 교사와 학생 사이 거리를 유지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침 시간에 전체를 대상으로 안내를 하고 어디까지 선생님이 허용하는지를 알려줘야 합니다.

갑자기 뒤에서 선생님 몸을 안거나, 지나가는 선생님 옷을 당기지 않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안기려는 학생과는 부모와 대화를 해야겠지요. 긴급한 일이 아닌 경우, 학부모 상담 주간에 시간 활용하면 됩니다.

안기거나 안아주는 방법의 표현 말고 가위바위보 인사나 미소 등의 방법으로 한 명씩 챙기는 방법이 있어야 합니다. 

전체를 대상으로 이야기 나누면서 한 가지는 얘기해야겠지요. 선생님을 좋아해 주는 마음 고맙다고요.

그리고 일대일로 공부하는 곳이 아니고 친구들이 함께 생활하는 교실이므로 한 명씩 일일이 안아주지 못한다고 말해야겠네요. 학기 초 적응하느라 선생님에게 애정 표현을 더 많이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9년 만에 1학년을 맡았기 때문에 저의 눈높이도 1학년에 맞추는 중입니다. 

선생님이 설명하고 있는 시간, 전체 친구들을 내 눈에 담기 위해 지켜보고 있는 쉬는 시간에도 안 기는 경우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해야겠습니다.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반복해서 전달하면 지금보다 지혜롭게 학생들을 아끼고 사랑할 수 있겠지요. 사랑과 예절을 동시에 가르쳐야 할 때입니다.



https://blog.naver.com/giantbaekjak/223387363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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