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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May 22. 2024

출근 준비하면서

"부장님은 언제 강의하십니까? 다른 학교에서도 강의 오라 하는데 우리 학교에서도 해야지."

어제 옆 교실에 계시는 교장쌤께서 하신 말씀이다. 새 학교 들어온 지 3개월째. 제대로 나를 소개한 적 없지만 출간 책과 강사 위촉 공문 때문에 하신 말씀이다. 나의 책이 대신 나를 소개해 준다. 강의 내용은 학생 책쓰기 교육 정도로 될 듯.

매일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고 같은 학년 선생님들과 그림책을 함께 읽을 계획도 세웠다. 학교 도서관에 가서 사서 교사에게 그림책 장기 대출해달라고 부탁도 했다. 연구실에 그림책을 깔아놓았다. 잠시 건너오신 행정실장님한테 함께 모임 하자고도 말했다. 그림책 읽어주기가 동 학년 나눔이자 그림책 미니 강의가 될 듯.

이렇게 그림책이 새로 만난 교직원들과 소통의 창구가 된다.

아이들과 함께 하다 보면 걸어 다녀라, 뛰지 말라는 말을 자주 한다. 마음껏 놀게 하고 싶지만 다칠까 봐 염려된다. 때론 내 목소리가 아이들 귀에 들리지 않을 때도 있다. 조용히 시키거나 뛰지 않게 하는 방법 중 하나로 그림책을 펼친다. 전자칠판과 실물화상기. 두 개의 조합은 그림책의 존재감을 확장시킨다. 아이들을 몰입하게 만드는 학급 운영 도구. 그림책. 독서교육 전문가 나.

재밌는 부분을 골라 책 읽어주기를 멈춘다. 아이들 원망을 한꺼번에 들었다. 《할머니 엄마》에서 할머니가 운동회 달리기 출발하는 장면에서 멈췄다. 스스로 책을 보게 하는 게 독서교육이다. 궁금하면 도서관에서 더 읽어보겠지. 아이들은 책을 좋아한다는 사실. 계속 좋아하게 할지 반대가 될지는 나의 역량에 달렸을 수도.

부크크 사이트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오늘 무료특강을 한다. 특강 준비를 하면서 1학년 우리 반 시집은 어쩌나 고민이 되었다. 아직 문장을 마음껏 쓰지 못하는 신입생이다. 그림책, 부크크, 시집 나열하면서 한 편의 작품을 공동으로 완성하자는 마음이 들었다. 잘하면 상반기에도 한 권 나오겠다 싶다. 내가 분주하긴 하겠지만. 글자 없는 그림책도 있으니 그림 팀과 글자 팀으로 나누면 어떨까. 현재 모아둔 그림 작품은 많으니까. 시집인지 그림책인지 헷갈릴 수도 있겠지만 뭐 어떤가. 우리 아이들이 작가이자 독자가 되면 되는 거지. 그래서 나는 부크크 사이트를 좋아한다. 

오늘 교실에서 의논해야겠다.

나의 자기 계발이, 독서교육/책 집필/ 책쓰기 강의가 내 아이들에게 혜택이 가길 오늘도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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