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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May 03. 2023

좋은 말만 하자.

신학기 시작과 함께 아팠던 목에 탈이 났나 보다. 쉰 소리가 나더니 목소리 자체가 시원하게 나오지 않았다. 교실에서도 마이크를 사용해 본 적 없다. 음악 수업도 반주 없이 선창해 주는 편이다. 학생들 간의 갈등이 있을 때에는 내가 가운데에서 상황 판단을 내려주기도 한다. 묘하게 설득되어 자기 자리로 돌아가곤 하지만 고개를 갸우뚱하는 일도 자주 있다. 학생들 입장에선 간섭? 하는 교사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지난주 수요일 저녁부터 목이 따갑고 열이 났다. 할 일을 뒤로하고 잠도 많이 잤다. 병원 갈 시간은 없어 약국 약을 4일간 먹었다. 5월 1일 아침부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재량휴업일이라 종합병원에 가서 주사와 약을 처방받았다. 약 기운 때문인지 몰라도 병원 다녀온 후 목소리 낼 때 목이 따갑지는 않았다. 단, 듣는 사람 입장에서 내 목소리가 매끄럽지 않는 것 같다. 

원하는 대로 말을 할 수 없어서 답답하다. 잔소리도 참아야 하고 어떻게 전달력을 높일 것인지 고민도 되었다. 교실에서는 PC 화면에 글자를 쳐서 나의 의사를 전달했다. 독서 동아리에서는 나만 빼고 학생들에게 책을 소리 내어 읽도록 했다. 아침 시간에 매일 책 읽어주는 일도 이틀간 쉬었다. 문제는 학생들 쌍방향 화상수업이다. 주제는 글쓰기, 책 쓰기이므로 글로 소통해 볼까 생각하고 있다. 대면이 아니라 어느 정도 소통이 이루어질지 걱정스럽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건강이 우선이겠지만 교사, 작가, 코치로 살아가는 나로서는 목소리로 전달하는 일이 많으므로 목감기는 걸리지 않았어야 했다. 건강하다고 생각했다. 푹 쉬는 일없이 앞만 보고 달려서일까. 성취감도 느꼈지만 몸은 고단했나 보다. 

잠시 멈추고 말 대신 글로, 언어적 표현보다는 비언어적 표현으로 사람들과 소통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기회에 입 대신 귀를 열어야겠다 생각한다. 

건강할 땐 미처 소중하다 생각하지 못했다. 내 목에서 나오는 말과 그리고 전달력. 목소리가 되돌아온다면 좋은 말만 해야겠다 생각해 본다.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이라 말 한마디가 목의 건강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왕이면 좋은 말, 도움 되는 내용으로 언어전달하려고 한다.

사랑하는 마음 아끼지 말고 전해야겠다. 칭찬할 부분 당연한 행동이라 여기지 말고 구체적으로 칭찬해야겠다.

https://blog.naver.com/true1211/223088790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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