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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돌이아저씨 May 03. 2021

당신에게는 꿈이 있나요?

우연히 알게 된 드라마를 본방 사수하였다. 

70세 노인과 23세의 청년의 브로맨스와 주위 사람들과의 감동적인 에피소드가 어우러졌던 드라마.

최근에 종영한 '나빌레라'이다. 

한 평생 가족을 위한 헌신 하며 살아온 덕출 할아버지. 우연히 들어간 발레 연습실에서 23세 청년 채록이 추고 있는 춤을 보게 된다. 오랜 세월 가슴속에 품고만 있었던, 한 번은 나도 무대에서 날아오르고 싶다는 꿈을 기억한 덕출 할아버지. 우려와 반대에도 우직하게 살아온 세월만큼 다져진 성실함과 꿈에 대한 간절함으로 발레를 시작하고, 23세 채록이에게 발레를 배우게 된다.  어머니의 죽음과 아버지에 대한 원망,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날개를 피지 못하던 채록에게 덕출은 어른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위로와 조언을 전한다.


그렇게 그들은 서로에게 스며들며 각자의 인생에 높이 날아오르는 순간을 만들어 간다. 


감동적이었다. 동시에 슬퍼졌었다. 

스스로에게 한 가지 질문을 하였을 때, 대답하지 못하는 자신이 슬퍼졌다.

"넌 꿈이 뭐였니?"

나는..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이제 곧 40인데, 꿈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나는.. 나는.. 무엇이 꿈이었을까?


부러웠다. 70이라는 나이를 극복하고 단 한 번이라도 날아오르고 싶다는 덕출 할아버지가 부러웠다.

늦었지만 생의 마지막에 포기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꿈을 가지고 있다는 자체만으로 부러웠다.


나도 무언가 있었을 것이다. 하고 싶었던 이루고 싶었던 꿈이 있었을 것이다. 

차근차근 생의 기억을 뒤로 밟아 가기 시작했다. 

처음 생각나는 것은 먹고살고 생존을 위한 여정 속에 하루하루 충실하게 사려고 노력했던 기억뿐이었다. 이 글을 적고 있는 지금도 그런 기억밖에 나지 않는다. 


내가 잊어버린 것인지.. 아니면 그냥 덮어버린 내 마음속 비밀창고를 못 찾고 있는 것인지.. 

꿈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던, 그저 그런 사람으로 남아지고 싶진 않다는 몸부림을 치고 싶어 졌다.


그렇게 깨닫게 된 것은 난 40을 앞두고 있는 지금도 나를 가슴 뛰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구나라는 결론이었다. 


솔직히 부끄러웠다. 그동안 당최 어떻게 살았길래 이렇게 텅 빈 사람이 되었을까? 

자책보다는 스스로가 안쓰럽게 느껴졌다. 내가 나를 너무 방치하면서 살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어떻게 하겠는가? 없으면 없는 거지. 지금이라도 찾으면 될 것 아닌가? 

꿈을 이루지 못한 것보다, 가슴 뛰게 하는 꿈이 없었다는 후회를 하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내 마음의 대화를 해야겠다. 이렇게 글을 적고 있는 것도 결국 내가 나를 찾기 위한 대화일 것이다.  


당신에게는 꿈이 있나요? 

바로 대답할 수 있는 당신은 지금부터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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