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나의 꿈은 작가였다. 내 이름으로 된 책을 한 권이라도 출판한 작가. 그저 막연했던 그 꿈은 ‘쓰고뱉다’를 들으며 이뤄지는 듯했다. 그저 쓰는 것이 좋고, 누가 내 글을 읽고 반응해 주는 것이 좋았던 시절이 지나니 욕심이 생겼다. 기초반, 심화반, 처음 들었던 완성반까지. 그때까지도 나는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낼 수 있으리라 꿈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고, 꿈을 이룰 수 없을 거란 좌절감과 결국 해봤자 뭐하냐는 무기력감이 나를 덮쳤다. 그런 두 가지 감정을 갖고, 그저 쓰는 일 자체를 포기했다. 그런 나를 두 번의 완성반, 그러니까 거의 총 세 번에 걸친 완성반의 여정에 김싸부는 들어서게 했다. 그로 인해 나는 어쨌든 조금씩 쓰고는 있다. 물론, 책을 낸 작가가 되겠다는 소망은 이미 버린 지 오래지만 말이다.
생각해보면 나는 이미 ‘작가’이긴 하다. 별거 아니라곤 하지만 어쨌든 브런치 작가가 되어 글을 발행하면, 작가님의 글 잘 읽고 있다는 댓글들이 달리곤 하니깐 말이다. 그러니 비록 책을 출판하진 못했어도, 나는 이미 쓰는 사람이며, 작가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설 연휴를 기점으로 나는 또 글쓰기를 놓아버렸다. 글이 잘 써지지 않았다. 바쁘다는 이유로 글쓰기를 우선순위에서 밀어냈다. 그러면서 해야 할 공부, 해야 할 일, 읽고 싶었던 책을 읽는 것에만 집중했다. 글을 써야지 하다가도 그만 포기해버리곤 했다. 마구 신나게 글을 쓰다 결말에서 막혀, 끙끙대다가 멈췄다.
그런 일상의 반복은 이미 ‘작가’라는 꿈에서 또 나를 멀어지게 했다. 나는 쓰는 사람도 작가도 아니었다. 그저 가끔 끄적이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글스승인 김싸부는 또다시 부드럽게 종용했다. 감히 그분 앞에서 바쁘다고 명함조차 내밀 수 없는데, 김싸부는 매일 글을 쓰며 우리에게 글로 보여줬다. 매일 쓸 수 있다고.
그런 김싸부의 글을 읽으며, 강의를 들으며, 다시 나는 작가가 되는 꿈을 꿔 본다. 물론, 이젠 꼭 책을 내겠다는 야심 찬 포부는 버렸다. 그저 꾸준히 글을 쓰는 사람, 꾸준히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 더 욕심을 부려본다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는 작가가 되고 싶다.
다시 글을 놓으려는 나를 일으켜본다. 뭐라도 좋으니 좀 써 보자, 자신을 달래 본다. 작가가 되고 싶지만 매일 글은 쓸 수 없다고 핑계 대는 못된 나에게 이야기해 본다.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라고. 매일 글을 쓸 수 없다면 일주일에 3번이라도 쓰는 사람이 되자고. 그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이다. 적어도 일주일에 3번, 페이스북이든 브런치든 글을 올릴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그게 작가가 아니고 무엇이겠냐고.
나는 여전히 작가를 꿈꾼다. 일주일에 3번, 지치지 않고, 브런치가 사라지는 그날까지 꾸준히 글을 올리는 그런 사람, 그런 작가가 되는 것을 여전히 나는 꿈꿔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