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2
A.
조부모님들의 성함도 모르고, 특별한 추억도 떠오르질 않는다. 외할머니는 한 번 뵈었지만 기억이 흐릿하고, 외할아버지는 엄마가 어릴 적 돌아가셨다. 할아버지는 내가 어릴 적 돌아가셨는데, 내 탄생보다 동생의 탄생을 더 반기셨던 분이라 솔직히 인상 깊은 기억은 없다.
할머니는 앓다가 가셨는데, 우리 가족이 뵙고 나오자마자 돌아가셔서 마음이 아팠던 기억 정도. 장례식장에서 울지 않고 벌겋기만 한 아빠의 눈만 내게 박혔다.
별다른 추억은 없어도 나를 세상에 있게 한 존재에게 생명을 주신 분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그분들의 사랑이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 있겠지. 그분들의 사랑을 타고 내려와 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