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 번째 질문

20201026

by 여느진

Q. 복제기술로 나의 클론(Clone)들이 생긴다면 어떤 일을 시키고 싶나요?

A.

일단 나 대신 출근하기. 나 대신 일하기. 이게 가장 시급하다. 그리고 가장 필요하다. 나 대신 치과도 가주고 씻어주고 책도 읽어주고 편집도 해주고 친구들도 만나주고 가족들이랑 데이트도 해주고 방도 치워주고... 해줬으면 하는 일 투성이다. 수백 가지도 댈 수 있다. 아 그리고 지금은 나를 위해 아이스크림을 가져다주면 좋겠다.


내 클론들이 나 대신 많은 것들을 하는 동안 난 침대 위에서 푹 자고 싶다. 아무런 걱정 없이, 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한 부담도 없이 푹 잘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니까.


그런데 내 클론들이라면 분명 서로에게 떠밀고 서로 침대를 차지하려 싸울 것 같다. 절대 순순히 일할 리 없다. 결국 '나'의 연장선일 텐데 일하기 싫은 건 매한가지일 테다. 지금의 나보다 조금 더 순한 내 클론이 정말 나타나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끔은 내가 직접 하기도 할게, 날 위해 일해 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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