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번째 질문

20200915

by 여느진

Q. 살면서 이것만큼은 잘했다!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A.

고3에 올라가는 겨울 방학, 한 달 동안 매일 9시간씩 영어 공부한 일. 살면서 나름 많은 성취가 있었지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내 자랑스럽고 치열한 시간. 이때가 아니었으면 지금 사는 모습이 많이 달라졌을 것 같다.


무슨 계기였는지 정확히 기억 안 나지만- 아마도 특기자를 그만두고, 문득 막막한 기분에 휩싸였을 때 눈에 들어온 게 영어책이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무식하게 영어만 팠다. 단어도 지금은 절대 하지 않을 방식으로 무작정 써보기도 하고, 영어 듣기를 한 시간 넘게 하기도 하고, 몇 시간 동안 지문 분석도 하면서. 지금은 그렇게 공부하라면 절대 못할 것 같은데.


성과를 떠나서 하나에 몰입해본 경험이 있다는 게, 그리고 잘 버텨냈다는 게 가장 칭찬해주고 싶은 과거의 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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