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여섯 번째 질문

20201012

by 여느진

Q. 내가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사람, 행동, 장소, 무형의 어떤 것, 뭐든지 좋아요.


A.

힘들 때 진짜 털어놓지 못하면 터져서 죽을 것 같은 때가 아니면 웬만하면 혼자 삭히는 편이다. 그때 자주 쓰는 방법은 개인 카페나 비공개 SNS 계정, 핸드폰 메모 어플, 다이어리 등에 혼자만의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다 쏟아내는 것. 이렇게 여러 문장이 만들어졌고, 아주 가끔 돌아보면 그 안에 담긴 내 감정의 깊이가 너무 깊어서 울컥할 때도 있다.


이외에는 좋아하는 연예인, 윤슬 등을 넋 놓고 보는 것. 특히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멍하니 걷거나 바다나 강가에서 물이 으깨지는 모습을 보는 것, 좋아하는 연예인의 사진이나 영상을 보는 등의 모든 행동은 시간을 빠르게 지나가게 해 준다. 늘 지나가는 시간이 아쉽지만 힘든 때는 빨리 지나가 주는 편이 나으니까.


이래도 안 되면 친구에게 어두운 마음의 아주아주 작은 조각만 내비친다. 다 보여주지 않아도, 작은 조각을 덜어냈다는 자체만으로 큰 힘이 된다. 밝음이 들어올 구멍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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