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 뇌과학 - 행복하게 사는 방법에 대하여
최근에는 '뇌과학' 관련 서적을 많이 읽었다. 처음에는 '건강'에 관한 궁금증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어느덧 뇌과학 책들을 줄줄이 읽게 되었고 이로써 뇌과학의 요즘 트렌드도 알게 되었다. '건강의 뇌과학'은 굉장히 포괄적이고 압축적이어서 '깊이' 면에서는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건강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보기에는 괜찮은 책이었다. 건강에 대한 저자의 설명도 흥미로웠지만 마지막 챕터에서 다루고 있는 '돈'과 '행복'에 관한 주제가 꽤 흥미로웠다. (사실 조금 뻔한 내용도 없지 않다.) 흔히 많은 사람들은 돈이 많으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한 연구 결과를 제시하면서 돈이 행복을 주는 건 7만 5천 달러까지라고. 7만 5천 달러 이상을 벌면 행복 지수는 더 이상 높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제시한다. 돈을 자신에게 쓰는 것보다 타인에게 쓰는 경우에 더 많은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평소 유튜브를 잘 보지 않는 나이지만 가끔 알고리즘에 뜨는 유튜브를 보고 있자면 돈 = 행복이라고 말하는 듯 느껴진다. 많은 연예인들이 자신의 채널에서 너도 나도 명품가방을 소개하면서 가방의 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런 콘텐츠들은 높은 조회수를 자랑한다. 이제 비싼 물품을 자신의 채널에 전시하는 것이 돈이 되고 이는 마치 돈이 행복의 전부라고 말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런 시대에 자신을 위해 돈을 쓰는 것보다 타인을 위해 돈을 쓸 때 더 큰 행복감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는 다소 낯설게 느껴진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에 대해 더 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자극적인 콘텐츠들이 넘쳐나는 요즘, 인간에 대해 더 깊이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강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타인을 위해 사는 삶.
요즘은 그 일에 대하여 자주 생각하게 된다.
p.344 삶의 전반적인 만족도를 높이려면
이제 효과적인 기능과 관련해 과학이 발견한 것을 살펴보자. 가장 먼저 돈 이야기를 시작하자.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을까? 연구는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단, '어느 정도까지는' 말이다. 프린스턴 대학교 연구원 대니얼 카너먼과 앵거스 디턴은 2010년 연구를 통해 사람들은 어느 한계까지는 돈을 더 많이 벌수록 더 행복하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여기서 한계는 7만 5천 달러였다. 그 한계 이후로는 소득이 증가해도 행복은 높아지지 않았다. 2018년에 발표된 보다 최근 연구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더라도 7만 5천 달러가 여전히 행복의 경계선인 것으로 보인다고 확인했다. 이러한 발견은 언뜻 이해하기 힘들다(특히 당신이 갑부가 아니라면). 대부분은 돈이 더 많을수록 더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돈을 갖고 있든 간에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누구와 함께 삶을 보낼 것인지, 나는 누구인지 같은 근본적인 질문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 이야기에는 미묘한 반전이 있다. 연구원들은 돈이 많이 있어도 행복하지 않다면 그것은 돈을 '올바로' 쓰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버즈 비즈니스스쿨 연구원은 벤쿠버의 한 쇼핑몰에서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그들은 쇼핑하는 사람들에게 5달러 혹은 20달러가 든 봉투를 주고 그날 그 돈을 다 쓰도록 했다. 여기서 절반에게는 원하는 대로 돈을 쓰도록 했고, 다른 절반에게는 자신을 위해서는 쓰지 말라고 했다. 여기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자선단체나 홈리스에게 기부하거나 다른 누군가를 위해 썼다. 다음날에 결과를 살폈다. 5달러든 20달러든 금액은 중요하지 않았다. 자신을 위해 돈을 쓰지 않았던 이들은 분명 더욱 행복했고, 자신에 관해 더 긍정적으로 느꼈다.
- 건강의 뇌과학 ㅣ 제임스 굿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