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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뜨루의 클래식 Jun 15. 2017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

오늘은 반가운 소식을 들고 왔어요.

지난 6월 10일 오후 미국 텍사스 포트워스에서 열린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선우예권(28)이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선우예권은 2015 인터내셔널 저먼 피아노 어워드에서 한국인 최초 우승, 2014 방돔 프라이즈(베르비에 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 등을 비롯해 한국인 피아니스트로 최다 콩쿠르 우승 기록을 가지고 있는 피아니스트입니다.

지난 2016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대중들과 끊임없이 호흡한 음악가이죠.^^

현재는 하노버 국립 음대에서 베른트 괴츠네를 사사하고 있습니다.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지난번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쇼팽 콩쿠르 수상 이후 들려오는 클래식계의 반가운 소식이에요.^^

세계를 향해 뻗어나가는 우리나라 젊은 음악가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오늘은 선우예권이 반 클라이번 콩쿠르 결승전에서 연주한 곡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오늘 소개할 곡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입니다. 


라흐마니노프의 인생을 좌우한 피아노 협주곡

Sergei Rachmaninoff (1873~1943)

지난번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중 18번을 소개하면서, 라흐마니노프에 대해서는 설명했었어요.

기억이 나지 않으시는 분들은 역주행해서 확인하시기를 바라요.^^

https://brunch.co.kr/@truth-art/29

오늘은 라흐마니노프의 인생과 피아노 협주곡에 대해서 연결해서 설명해볼게요.

라흐마니노프는 모스크바 음악원을 졸업하고 그의 졸업작품은 차이코프스키에게 기립박수를 받을 정도로 촉망받았습니다.

졸업한 지 5년 후, 모스크바 음악원을 졸업한 촉망받는 젊은 작곡가는 회심의 대작인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발표하게 되는데...

기대와는 달리 초연은 실패로 막을 내리게 됩니다.

지휘를 맡은 글라주노프는 술에 취한 상태였고 러시아 5인조의 일원인 세자르 큐이 "애굽의 재앙에 관한 교향곡 같다.(성경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을 빠져나 올 때 임하였던 10가지 재앙)"며 악평을 내놓았습니다.

라흐마니노프는 절망에 빠졌고 신경쇠약이 걸려 정신과 치료를 필요로 했으며, 그로부터 3년간 아무 곡도 쓰지 못했습니다.


절망에 빠진 그를 도운 것은 정신과 의사 니콜라이 달 박사입니다.

라흐마니노프는 달 박사의 치료로 안정을 얻고, 3년 만에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발표하여 음악가로 재기하게 됩니다.

후에 발표한 '피아노 협주곡 3번'은 최고 난이도를 자랑하는 대곡으로 라흐마니노프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피아노곡 TOP3에 들어가는 작품

영화 <샤인>

6월 15일, 1996년에 개봉했던 영화 <샤인>이 재개봉합니다.

'피아노 협주곡 3번'은 실존인물이었던 데이비드 헬프갓의 삶을 그린 이 영화의 메인 테마곡입니다.

다음은 영화 <샤인>의 스토리입니다.

일찍이 음악적 천재성을 띄고 있던 데이비드 헬프갓.
그는 특히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자신의 삶에서 영원한 과제로 여겼는데요.
이 곡은 실로 “미치지 않고서야 연주할 수 없다”라고 할 정도로 오케스트라를 압도하는 엄청난 에너지, 그리고 카리스마가 요구되는 곡입니다.
스승의 반대에도 연주를 결정한 데이비드. 하지만 이 연주를 마친 뒤 그는 쓰러지고 맙니다.
그 뒤 데이비드는 정신분열에 빠지게 되고 아버지와 세상으로부터 방치됩니다.


이처럼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은 최고의 난이도를 자랑합니다.

처음에 라흐마니노프는 친구인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인 요제프 호프만에게 헌정했지만 너무나 어려운 난이도로 인해 호프만은 "나를 위한 곡이 아닌 것 같다."라고 거절했고,  

결국 초연에는 라흐마니노프가 지휘 연주를 동시에 했습니다.


이곡을 훌륭하게 소화한 피아니스트가 호로비츠입니다.

1928년 1월, 카네기홀에서 당대의 거장이었던 라흐마니노프와 25살의 젊은 피아니스트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가 ‘피아노 협주곡 3번'의 연주 리허설을 위해서 만났습니다.

라흐마니노프는 호로비츠 연주를 듣고 너무 놀라 입을 벌린 채 넋을 잃었다고 친구에게 말했을 정도로 그의 연주를 신뢰했고, 1930년 최초로 호로비츠는 총 6번의 리코딩을 남겼습니다.


‘북미의 쇼팽 콩쿠르’라고 불리는 반 클라이번 콩쿠르

이러한 어려운 작품을 소화해내 당당히 우승을 거머쥔 선우예권이 대단하죠?ㅎㅎ

그가 우승을 차지한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하겠습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미국의 대표적인 피아니스트인 반 클라이번을 기념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콩쿠르로

55년의 전통을 자랑하며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콩쿠르입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예심을 통과한 후 준준결선, 준결선(독주, 협연), 결선(실내악, 협연) 등 모두 5번의 무대를 거쳐 우승자를 뽑으며,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하기 희망하는 피아니스트에게는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승자는 5만 달러(약 5600만 원)의 우승 상금과 음반 발매, 미국 전역 투어 기회 등을 제공받게 되죠.

지난번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이 받은 3만 유로보다 많은 금액이라고 하네요.^^;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에 조이스 양(양희원)이, 2009년에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각각 2위를 수상했습니다.


이 곡의 길이가 꽤 길지만, 꼭 끝까지 다 들어보시기를 권해드려요.

극악한 난이도의 스케일은 3악장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집니다.^^

선우예권의 이번 콩쿠르 파이널 영상으로 감상하실게요.

https://www.youtube.com/watch?v=r1rCdLGRb08


뜨루의 클래식은
매주 월요일, 목요일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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